'지방 집값 하락' 리스크 확대…금융시장 위협 우려
'지방 집값 하락' 리스크 확대…금융시장 위협 우려
  • 이소현 기자
  • 승인 2019.10.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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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적체·지역 경기 악화 등 복합적 하방요인 존재
건산연 "연체율 상승·PF 부실 등에 선제적 대응 필요"
8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8일 서울시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사진=이소현 기자)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집값 하락 리스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 미분양 적체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 산업이 맥을 못추는 상황이 겹치면서 주택사업과 연계된 금융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방 주택 시장 악화에 따른 대출 연체율 상승이나 PF 부실 등 금융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경고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 원장 이상호)은 8일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를 열고 전국 지방 부동산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산연 조사에 따르면 지방 시·도를 중심으로 재고 주택가격 하락과 하락세 장기화, 미분양 적체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지방 지역에 한해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도식화했을 때 △울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순으로 재고 주택 가격 하락 리스크가 컸다.

신규 주택 물량을 통한 권역별 시장 규모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5만9000호로 가장 컸고 △충청권 5만6000호 △대구·경북권 4만호 △전라권 3만호 △강원 1만호 △제주 3000호 순으로 나타났다.

부울경의 경우 수도권 다음으로 시장 규모가 크지만 제조업 악화로 인한 단기간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판단됐다. 또 신규 미분양 주택이 2만호를 넘어섰으며, 이들 대다수는 경남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지역 준공 물량은 올해 정점이어서 앞으로 미분양 적체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건산연의 설명이다.

허윤경 건산연 주택도시연구실장은 "부산과 울산 지역은 주택 멸실과 공급이 함께 일어나 전체적인 물량의 차이가 크지 않은 반면, 경남은 멸실 없이 공급만 있어 미분양 주택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6년 이후 부울경 전체 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들었으며, 2017년부터 제조업 상황도 악화돼 주택 시장 상승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봤다.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허윤경 건산연 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허윤경 건산연 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충청권은 지방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나고 있으며, 광공업 생산지수도 올라가고 있어서 지방 지역 중에서 리스크 위험이 낮은 축에 속했다.

대구·경북권은 대구와 경북 간 차이가 심했다. 대구는 미분양 물량이 없지만 경북은 미분양 물량 8000호가 존재해 미분양 적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타났다.

전라권은 지방에서 상대적으로 시장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전라권에 실질적인 물량 공급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건산연은 봤다. 특히 전라권은 주택담보대출과 연체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담대 35조원 및 기타대출 39조원으로 총 74조원에 육박하는 대출이 존재했다. 또, 매매가격 대비 전세 비율이 높아 매매가격 하락 변동성이 있는 지역으로 판단됐다.

제주와 강원은 아파트 공급 물량이 증가하고 있어 신규 시장 리스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허 실장은 이런 지방의 주택 경기 악화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 실장은 "주택시장은 금융시장과 맞물려 있으며 수요자와 공급자 금융을 떼 놓고 볼 수가 없다"며 "미분양 적체 등으로 인한 전반적인 주택시장 어려움이 연체율 상승이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 등 금융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적으로 봤을 때 금융시장 전체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전이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해 해결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건산연은 이런 주택시장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서 신규 주택시장과 재고 주택시장에 각기 다른 방안을 제안했다. 신규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미분양관리지역을 대상으로 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건수 제한 완화나 주택도시기금 민간임대주택 매입자금 대출 재개 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또, 재고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기존 주택소유자 대출을 조정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허 실장은 "최근 정부가 안심전환대출을 시작했는데, 이 효과가 지방으로 많이 갈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출 조정으로 인한 주택시장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시·도 어려움은 매우 큰데 단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결국 장기적으로 산업정책과 공간정책을 결합해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에서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왼쪽 네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지역 부동산시장 리스크 진단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에서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왼쪽 네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소현 기자)

한편, 시장 진단에 이은 전문가 토론에서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정책은 너무 많은데 부동산 시장 메커니즘 예측이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며 "건설 분야도 현재 어떻게 짓고 얼마나 짓느냐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근본적인 시장 변화를 촉구했다.

최민석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 사무관은 "국토부를 포함한 정부에서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방 주택 시장 여건이 다르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며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 등 과열이 심한 지역은 강화된 규제를 적용하도록 하고 지방은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관은 또, 지방 주택 가격 하락 원인에 대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8개도 주택 가격이 30.5% 상승했다"며 "최근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주택 가격이 많이 올랐던 상황이어서 최근 하락은 하향 안전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신아일보] 이소현 기자

sohy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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