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속 아파트 거래 비중, 고가↑ 저가↓
정부 규제 속 아파트 거래 비중, 고가↑ 저가↓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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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국 9억원 초과 매매 비율 5.3% '역대 최고'
서울은 30% 수준으로 높아져…고가 위주 시장 형성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규제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역대 최고치까지 높아져 5%대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9억원 초과 비중이 최근 30% 수준으로 높아지는 등 고가 위주 아파트 거래 시장을 형성하는 분위기다. 

7일 직방(대표 안성우)이 아파트 매매 실거래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5.3% 였다.

이는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량 중 9억원이 넘는 물건에 대한 거래량이 5.3%를 차지한다는 의미로, 지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파트 매매가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지난 2017년 1분기 1.9%를 기록한 그해 4분기에는 4.3%를 기록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5.2%까지 상승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는 1.4%에 그쳤다가 올해 2분기에 5.0%를 찍고, 3분기에는 역대 최고치까지 올라왔다.

올해 분기별 통계만 봤을 때 매매 실거래가 기준 4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은 1분기 10.9%에서 2분기 16.7%, 3분기 19.9%를 보이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대로 같은 기간 4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1분기 87.7에서 2분기 78.4%, 3분기 74.8%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 9억원 초과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지역별 아파트 매매 거래가격 9억원 초과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직방은 이 같은 현상을 바탕으로 전국적으로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서울 및 서울과 인접한 일부 경기도 지역에 국한된 것으로, 지방은 여전히 아파트 매매거래의 절반 이상이 2억원 이하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3분기 매매 실거래가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80% 이상이 서울에 쏠려 있으며, 10% 이상은 경기도에서 이뤄졌다. 서울과 경기도를 합치면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의 90% 이상을 서울·경기권에서 차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에서는 9억원 초과와 4억원 이하 매매거래 비중이 역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올해 1분기까지는 서울의 4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가 9억원 초과에 비해 높은 비중을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4억원 이하가 21.8%, 9억원 초과가 31.1%로 역전됐다. 이는 2006년 실거래가 발표 이후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3분기에도 9억원 초과 비중이 28.7%로 4억원 이하 19.0%보다 높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가격대별 비중. (자료=국토교통부·직방)

직방은 서울의 4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이 빠르게 축소하고 있다며, 6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최성헌 직방 빅데이터랩 매니저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점차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이라는 특정 지역만을 타깃으로 정부 정책이 집중될 필요는 없지만,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 데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