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도 벅찬데…구제역·AI 위험 덮친다
돼지열병도 벅찬데…구제역·AI 위험 덮친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10.0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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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확산 가운데 가축전염병 연쇄 발생 가능성↑
최근 9년간 살처분 357만마리·6940만수 육박
소요비용만 3조7500억원…농가 피해, 국가예산 낭비
농식품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특별방역대책기간'
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지역 이동통제 현장. (사진=연합뉴스)
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지역 이동통제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국내에 상륙해 확산 범위를 넓혀가는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과 같은 가축전염병이 잦아지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축산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축전염병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경우 돼지는 물론 소와 닭, 오리 등 축종 전반에 걸쳐 살처분에 따른 농가 피해와 관련비용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방역대책 수준을 한층 강화해 돼지열병과 구제역, AI 예방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축산업계에 따르면 돼지열병 확산 속도가 늦춰질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파주 5건, 인천 강화 5건 등 경기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13건(6일 오전10시 현재)이 발병했다.

방역당국은 확산 차단을 위해 발생이 집중된 경기도 파주와 김포, 연천지역의 양돈농가들 중에 감염되지 않은 개체를 제외한 모든 돼지를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만마리가 넘는 돼지들이 살처분될 전망이다.  
 
지난달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첫 확진 이후 3주가 다 되어가지만 확산은 지속되고, 발병원인과 경로 파악이 여전히 오리무중인 점은 돼지열병 차단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겨울철새의 국내 도래가 공식 확인되면서 ‘고병원성 AI’ 발병 위험도 큰 상황이다.

이달 2일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는 최근 경기·충청권 주요 겨울철새 도래지와 하천 10개소를 조사한 결과, 일부 겨울철새의 유입이 시작돼 ‘철새 도래’ 경보를 발령했다.

겨울철새 도래는 닭·오리와 같은 가금류와 겨울철새 간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인접 국가인 중국과 대만, 러시아 등에서는 이미 AI가 지속 발생하고 있어, 국내도 AI 발병 영향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지난해(2018년 10월~2019년 3월)는 동절기 사육제한(휴지기) 등 선제적인 대응으로 AI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전년(2017년 10월~2018년 3월)에는 22건의 AI가 발생해 654만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발굽이 2개인 소·돼지 등 우제류에 감염되는 ‘구제역’도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가을·겨울철에 발병이 집중되는 편이다.

최근 발병했던 구제역은 올 1월말 세 건이 발생해 2300여두의 소가 살처분됐다. 작년에는 돼지농가에서 2건이 발병해 1만1700여두가 같은 방식으로 처분됐다.

축산생산자단체 관계자는 “가축전염병 하나만 발생해도 버거운 상황인데 돼지열병 확산에 AI, 구제역 발생 위험까지 높아지면서 축산농가들이 절벽으로 내몰린 상황”이라며 “결국 예방이 가장 중요한 만큼, 각 축종 생산자단체가 회원들에게 연락망으로 철저한 방역을 지속적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축전염병 발생은 농가는 물론 국가예산에도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성남시분당을)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가축질병 발생 및 방역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에 8차례의 구제역과 7차례의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는데, 살처분된 가축 마릿수는 각각 357만여마리, 6940만수에 육박한다.

특히 소요되는 살처분 비용만 3조7461억원으로, 대략 연평균 4160여억원의 예산이 살처분에 쓰였다.

올해의 경우 돼지열병 확산에 따른 대대적인 살처분으로 관련비용과 피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가축전염병의 연쇄적인 발생을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5개월간을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했다. 이에 따라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방역조치를 지속 추진하는 한편, 구제역·AI 예방에도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구제역은 재발방지를 목표로 과거 발생사례가 있거나 백신 미흡·밀집단지 등 방역 취약농가를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하고, 신형 진단키트 도입을 확대한다. AI 예방을 위해서는 환경부와 협의를 통해 겨울철새 예찰을 확대하고, 가금농가 대상으로 방역취약요소·점검이력을 관리하는 방역관리카드를 운영한다. 아울러 위험농가의 사육제한 등도 강화할 방침이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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