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광화문 "조국 사퇴" vs 진보, 서초동 "검찰 개혁"
300만 vs 200만 인원 강조… 당원에 참석 당부 공문
개천절인 3일 서울 광화문에서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와 자유한국당 등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 위해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이번 사태가 정치권을 넘어 진보와 보수 진영대결로 흐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한국당과 보수 성향 단체로 구성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가 주관하는 조 장관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조국 수호·검찰 개혁'을 위한 촛불 집회의 맞불 성격이다.
조 장관 퇴진과 검찰개혁 등을 놓고 두 쪽으로 갈려 광장과 거리에서 대규모 세대결로 치닫는 것이다.
한국당 측은 이번 집회에 30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지난 서초동 집회에 여권이 200만명을 추산한 데 대해서는 3만5000명에서 5만명이 합리적 숫자라고 반박해왔다.
집회 참석 인원에 대한 강조는 '조 장관 임명'에 국민 반대 여론이 더 높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수가 모여 위력을 강조하는 집회 특성상 더 많은 인원이 모여야 자신들의 뜻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은 지난달 소속 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문재인 정권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 전 당원 참석 협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지역구별로 최소 150명에서 많게는 400명까지 집회에 참석시켜야 하고 집회 다음 날까지 당협별로 참석한 사람 수는 물론 참석자 단체 사진을 찍어서 보고하도록 돼 있다.
황 대표는 전날(2일) 페이스북을 통해 "몰락하는 문재인 정권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하나된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날 집회에는 원외 대선주자들도 의미를 부여해왔다.
홍준표 한국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하늘이 처음 열린 개천절이지만,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 탄핵 절차가 시작되는 첫날이기도 하다"면서 "태풍이 거세게 몰아쳐도 좋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면 더 더욱 좋다. 성난 민심이 어떤 것인지 한번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에 "우리가 개돼지가 아님을 보여주는 날"이라며 "대한민국 부정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는 날이다. 우비 입고 우리가 내 나라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포하는 날"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주말 서초동에서는 또 조 장관과 그의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집회가 열린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오는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제8차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