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국민 하나 돼야 할 개천절 '광화문 분열' 부끄럽다"
한국 "홍익인간, 국민 말 들어야한다는 권력 향한 메시지"
李총리 경축사 "모든 영역서 대립 뿌리 뽑고 화합 키워야"
정치권은 3일 제4350주년 개천절을 맞아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을 새기자고 한목소리를 내면서도 현 정국 상황에 대해서는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개절은 예로부터 흩어진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며 "일제강점기 개천절은 상해임시정부가 국경일로 정해 공식 행사를 치렀고, 이를 통해 우리의 민족의식을 드높였으며, 임시정부의 정신적 중심으로 삼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사람 중심 사회를 지향하며 단군의 지혜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완성해가는 발걸음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롭게 하는 '나라다운 나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결실로 맺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변인은 이날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한 데 대해 "국민이 하나 돼야 할 개천절, 광화문 광장이 예고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은 연면한 역사의 가르침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오늘 만큼은 모든 정치세력들이 단군의 정신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지 숙고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은 국민의 분노를 두려워하고, 국민의 권위에 도전하지 말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숱한 위기를 극복하고 오늘의 '경제화'와 '민주화'를 이룩했고,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며 "수천년을 이어 온 불굴의 역사, 지금의 '위대한 나라' 대한민국은 바로 국민의 피와 땀으로 만든 나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오늘 개천절에 더욱 되새겨야 할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도 바로 국민이 중심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의 말을 들어야 한다는 권력을 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지 불과 30여개월 만에 대한민국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권력이 활개를 치는 비정상의 나라가 돼버렸다"며 "범죄자를 법무부장관에 앉히고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권력을 앞세워 정당한 수사를 억압하고 방해하는 정권, 못 사는 사람은 더욱 못 살고, 겨우 살 만한 중산층은 무너지는 등 암흑기로 들어서고 있는 경제,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도 말 한마디 못하는 불안한 안보 외교가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이라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홍익인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변화와 개혁에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반만년 역사가 시작된 뜻 깊은 날"이라며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린다'. 단군이 나라를 처음 열 때 기본이념으로 삼은 덕목"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그러나 "오늘날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독선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제 소수만을 이롭게 하는 정치는 그만 되어야 한다.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는 추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 일제히 참석해 개천절의 의미를기렸다.
다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광화문 장외 집회를 위해 경축식에 불참했다.
이날 경축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경축사를 통해 "나와 너를 가르는 벽을 허물고 서로 관용해야 한다"면서 "모든 영역에서 대립의 뿌리를 뽑고 화합을 키워야 이치가 세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발전, 민주, 포용, 화합, 평화 등을 5대 당면 과제로 꼽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