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국회 로텐더홀 난투극 책임공방
한나라-민주, 국회 로텐더홀 난투극 책임공방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3.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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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관계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놓고 벌어진 여야간 난투극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일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공방을 벌였다.

폭력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 100여명이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하면서 부터다.

국회 의석 과반 이상을 확보한 여당의 로텐더홀 점거농성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로 내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앞두고 야당의 의장석 점거를 차단하기 위한 사전포석의 일환이었다.

민주당은 그러나 1차 입법전쟁에서 로텐더홀을 점거하자 국회사무처가 국회 경위와 방호원을 동원, 강제해산한 것과 달리 한나라당의 점거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자 의원들과 당직자 등이 여당 의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양당의 거친 말싸움을 곧바로 폭력으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민주당 당직자와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목을 졸려 부상을 당했으며,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의 복부 폭행으로 넘어져 허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그러나 난장판 국회의 원인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쳐 정치적 공방으로 치달았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국회의원만이 국회에 모여 법안처리의 의지를 밝히고 있는 자리에, 민주당 당원들이 집단으로 몰려와 욕설과 고함은 물론 폭력으로 이를 위협하는 행위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야만적인 테러”라고 규정했다.

윤 대변인은 “해머정당 당원답게 국회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민주당 당원들을 끝까지 찾아내어 의법조치돼야 한다”며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날치기당 한나라당의 본색이 드러났다”며 “정 대표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본회의장 입구를 점거한 것은 정치 도의를 저버린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한나라당 조 의원이 민주당 서갑원 부대표의 복부를 과격하고 넘어뜨려 허리를 상해했다”며 “한나라당은 폭력정당인가. 폭력을 행사한 조 의원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당의 공방은 김형오 국회의장이 언론관계법 중재를 위해 마련한 회동에서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집권 여당이 로비를 점거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다”며 “(국회사무처가) 민주당은 의경들을 동원해서 해산시키고 한나라당은 가만 놔두니, 정말 공정하다”고 뼈 있는 농을 던졌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차 의원을 폭행한 (민주당) 사람은 어딨나”라며 “보좌관이 국회의원을 때리는 법이 어디 있나. 어딜 보좌관이 국회의원을 패”라며 맞섰다.

한나라당은 차 의원과 몸싸움을 벌인 민주당 당직자를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차 입법전쟁이 끝나더라도 양당의 상호 고소고발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