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협상 재개 임박… ‘새로운 셈법’ 주목 
북미 실무협상 재개 임박… ‘새로운 셈법’ 주목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0.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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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일정·장소 아직 미정
北 '5일' 발표 늦어도 8일 이전 가능성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만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만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이 일주일 내에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기대하는 미국의 새로운 셈법이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나는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일주일 이내에 만날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회담에 대해 공유할 세부 사항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오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5일 조미(북미) 실무협상을 열기로 합의했다는 발표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북미 실무협상 일정을 합의했다는 북한과 달리 미국은 일주일 내에 만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아직 양국의 구체적인 협상 일정이나 장소 등은 확정되지 않은 모습이다.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어쨌든 늦어도 오는 8일 이전에는 양국이 협상에서 얼굴을 맞댈  것으로 보여 협상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협상대표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에서는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대표로 나설 예정이다. 

이번 북미 실무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3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협상에 앞서 미국에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서 실마리를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9일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들고 나와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북한이 기대하는 새로운 셈법이란 사실상 체제보장을 의미한다. 제제 해제보다 체제보장을 우선해달라는 게 북한의 요청인 것이다. 

이번 협상은 이러한 북한의 요청에 미국이 어떻게 답하고 그에 대해 얼마만큼 진전을 이뤄나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리비아 모델을 들며 대북 강경책을 펼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당시 미 외교계는 비건 대표가 준비하는 북미 협상안에 북한과의 이견 해소를 촉진하기 위한 새 방법론에 따른 유연성이 추가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양국이 서로 접점을 찾아가면서 이번에는 협상의 결과를 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번 협상이 기대만큼 진전을 이루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북한 주도로 테이블이 꾸려져 나갈 시 미국 내 비판여론이 커져 행정부담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북미관계의 행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양국은 신중한 접근으로 테이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