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업 노조 파업하는 사이 약진하는 中 LNG선
韓 조선업 노조 파업하는 사이 약진하는 中 LNG선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3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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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노조 임단협 갈등 등 연이은 부분파업
中 세계 최대 규모 LNG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
中 최대 조선업체 합병 속도…韓은 반대 거세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한국 조선업계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등으로 노사 갈등을 겪으면서 파업을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수주량에서 한국을 근소하게 앞섰고, 이러한 상황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새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0월2일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6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10월2일 또 다시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같은 날 7시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2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14차례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교섭에 진전이 없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하 며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지만, 사측은 아직 협의할 사안이 많아 제시안을 내기 힘들단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와 함께 임단협 이외에 물적분할(법인분할) 주주총회 전후로 일어난 노사 간 마찰을 겪는 과정에서 사측이 조합원에 대한 징계와 민·형사 소송 등으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임단협 난항과 함께 매각 저지를 위한 투쟁에 나서면서 사측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10월2일 파업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반대 촉구 항의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조선업계 노사의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조선업계의 약진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최근 중국 국영조선그룹 중국선박공업집단(CSSC) 산하 장난창싱조선소(江南長興造船)는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추진 컨테이너 선박을 제조해 발주사인 프랑스 선사 MCA CGM에 인도했다.

장난창싱조선소가 건조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은 CMA CGM의 창업자인 고(故) 자크 사드를 기리기 위해 ‘자크 사드’ 호로 명명됐다. 이 선박의 규모는 2만2122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로, LNG 추진 컨테이너 선박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그동안 한국은 LNG운반선과 초대형 유조선(VLCC)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우위를 점해왔지만, 최근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수주를 차지해 나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한국의 누적 조선업 수주량은 464만CGT(표준화물 환산톤수)다. 이는 전 세계 발주량 1331만CGT의 34.9%를 차지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의 수주량은 502만CGT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과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의 합병이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노동계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를 저지하기 위해 M&A 반대 의견서를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할 유럽연합(EU) 집행위 경쟁총국 측에 제출하고 다음달 1일에는 결합 심의를 맡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진 계획이다.

이 같은 노조 리스크에 조선업계는 속이 타고 있다.

이성근 조선해양플랜트 협회장(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제16회 조선해양의 날 행사에서 “최근 조선사업장에서 노사 갈등이 증폭돼 노사교섭에서 큰 간극이 벌어져 파업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노조는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