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경제갈등에도 한국식품 수출 '호조'…일본맥주 수입 '급감'
韓·日 경제갈등에도 한국식품 수출 '호조'…일본맥주 수입 '급감'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9.3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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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對일본 수출 전년比 5.2% 증가 1억7834만달러
라면·김·토마토 등 주력품목 호조 이어가
아사히·기린 등 일본맥주 97%, 사케 62% 감소
지난 9월 초 도쿄에서 열린 한국식품 홍보행사 '2019 도쿄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 현장.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 9월 초 도쿄에서 열린 한국식품 홍보행사 '2019 도쿄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 현장.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본 아베정부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 갈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농식품의 대(對)일본 수출은 별다른 차질 없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산 맥주의 국내 판매는 ‘노 재팬(No Japan)’ 등 불매운동 여파로 97%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9월30일 식품수출업계와 농식품수출정보 KATI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한국식품(수산 포함)의 대일본 수출액은 1억7834만달러(약 214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8월 누계 기준으로는 14억3660만달러(1조7230억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일본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한국식품으로는 라면과 김, 토마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모두 대일본 수출비중이 상당히 높은 주력품목이다.

라면의 경우 일본이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출시장이다. 8월 한 달간 일본으로 245만달러(29억원) 규모의 한국라면이 수출됐는데, 증가율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 34.7%에 이른다. 누계 기준으로는 8.3% 늘어난 2541만달러(305억원)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라면업계 관계자는 “재고 소진으로 발주량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있다”면서도 “당초 한·일 간의 갈등으로 현지 판매에 다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여전히 교민과 함께 한국식품에 관심 많은 현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을 최대 수출시장으로 두고 있는 김과 토마토도 꾸준한 호조를 보였다.
 
김은 일본의 작황 부진과 함께 8월 오봉절(우리의 추석과 같음)에 따른 수요 상승 등에 힘입어 8월까지 4.5% 늘어난 9555만달러(1146억원)를 기록했다.

토마토는 전체 수출량의 90% 이상이 일본으로 유통된다. 때문에 일본정부가 경제보복으로 검역 등 비관세장벽을 높일 경우 가장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품목으로 꼽혔다. 그러나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 늘어난 925만달러(111억원)로 집계돼, 현재까지 대일본 수출은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일 간 경제 갈등에도 불구하고 대일본 수출이 꾸준한 호조를 보이고, 중국과 미국, 베트남 등 핵심 수출국에서도 평균 10% 정도의 플러스 증가세를 보인 덕분에 8월까지 한국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63억달러(7조5570억원)를 기록했다.

어느 마트에서 판매 중인 수입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서 판매 중인 수입맥주. (사진=박성은 기자)

반면, 국내에 활발히 유통됐던 일본산 맥주와 사케(청주) 수입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8월 한 달 간 국내에 수입된 일본맥주 금액은 22만3000달러(2억67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757만달러(91억원)와 비교해 97% 이상 급감했다. 사케 역시 62% 감소한 42만8000달러(5억1300만원)에 그쳤다. 
 
특히 일본맥주의 경우 우리나라가 최대 수입국으로서, 아베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전인 6월까지 국내에 아사히, 기린, 산토리 등 브랜드들이 월평균 600만달러(72억원) 안팎으로 대형유통매장과 편의점, 외식업체에 활발히 유통됐었다. 하지만 아베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국내 소비자의 불매운동 여파로 발주가 중단되면서, 가장 성수기인 7~8월 두 달 사이에 막대한 타격을 받은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반감으로 발주를 전면 중단하거나, 세계맥주 할인판매에서 제외하면서 일본맥주 입지가 급격히 줄었다”며 “대신 그 자리를 중국과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의 수입맥주가 차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