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경찰관 대폭 ‘물갈이’
서울 강남지역 경찰관 대폭 ‘물갈이’
  • 김두평 기자
  • 승인 2009.03.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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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장기 근무자 중심 최소 500여명 될 듯”
강남일대 안마시술소 업주와 경찰관들 사이의 유착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검찰이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 지역에서 장기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을 강남지역 이외의 지역으로 전보시킬 계획이다.

서울경찰청은 1일 "경찰과 유흥업소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위를 근본적으로 척결하기 위해 강남 지역에서 8년 이상 장기 근무 중인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인사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 소속 강남 서초 수서서 등 강남 일대 3개 경찰서의 경사 이하 장기근무 경찰관을 대상으로 인선작업을 거쳐 전보시키라는 지침을 이들 경찰서에 하달해 현재 인선작업이 진행 중이다.

강남서 등 3개 경찰서에서 8년 이상 근무한 경찰관들은 현재 각 서마다 150~200여명 선으로, 인사조치 대상자는 최소한 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서울경찰청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각 서장에게 일임해 형사과와 생활안전과, 지구대 등 민원부서에서 장기 근무하는 경찰관일 경우라도 비위와 무관하면 이번 인사에서 배제하고, 8년 미만 근무자라도 유착의혹이 있을 경우 대상자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경찰은 전보조치 대상 경찰관을 종로, 중부, 남대문 서대문 등 경찰서로 이동시키는 방안과 서울지역 30여개 경찰서 가운데 경찰관들이 기피하는 일명 '비선호서'로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인적 교류를 통한 근무기강 확립’ 및 ‘균등한 근무 기회 부여’ 등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최근 강남 D안마시술소와 K안마시술소가 경찰에 관행적으로 수십만∼수백만원씩 전달하는 등 유착 의혹이 배경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안마시술소간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23일 강남지역 4개 경찰서에 대한 특별감찰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전보 조치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전보조치는 강남지역에서 경찰과 유흥업소 사이의 유착으로 인한 고질적인 비위 의혹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계획됐다"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일선 서장에게 일임한 것은 현장에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한 뒤 후속 인사를 통해 경찰이 새롭게 거듭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