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안정위험 주의단계 진입…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돼"
한은 "금융안정위험 주의단계 진입…금융기관 자산건전성 저하돼"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9.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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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안정지수 추이(이미지=한국은행)
금융안정지수 추이(이미지=한국은행)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여건 악화와 국내 경기둔화 등으로 최근 들어 금융안정 관련 위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가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6일 발간한 ‘2019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안정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지난달 주의단계(8~22)에 해당하는 8.3으로 집계됐다. 금융안정지수는 한국은행이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파악하고자 만든 지표로, 실물·금융 관련 20개 지표를 반영해 매달 산출한다.

금융안정지수가 주의단계에 진입한 것은 중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16년 2월(11.0)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대외여건 악화, 국내 경기둔화 등으로 최근 들어 금융안정 관련 리스크가 증대되는 모습”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비은행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하는 등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일부 저하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위험 증대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여전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예상치 못한 충격 발생에 대비해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한은은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하에서 파생결합증권(ELS·DLS) 발행과 투자가 빠르게 증가한 가운데 최근 일부 상품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말 ELS·DLS 발행 잔액은 117.4조원으로 2008년 말(26조9000억원) 대비 90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한은은 “주요국 금리하락, 홍콩 시위 지속에 따른 H지수 하락 등으로 파생결합증권 투자자 손실발생 우려가 있다”면서도 “파생결합증권은 레버리지를 수반하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금융기관 연쇄적인 자산건전성 악화를 통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파생결합증권 대규모 중도환매가 발생하거나 기초자산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면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방을 중심으로 부채비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한계기업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어 위험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한계기업이 외감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2%(3236개)로 지난해(13.7%·3112개)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한계기업에 신규 진입하거나 잔류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반면 이탈하는 기업은 감소하고 있으며 향후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 비중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예상치 못한 충격(tail risk) 발생에 대비해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중격의 파급 경로를 재점검하는 등 조기경보 활동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