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승부수…전문기업 육성
두산·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승부수…전문기업 육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2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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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2023년 1조원 매출 목표…포스코에너지, 적자 탈피 관건
 

정부가 친환경 정책으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에 힘을 쏟는 가운데, 두산과 포스코는 연료전지사업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양사는 전문기업을 육성해 연료전지사업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과 포스코는 각각 인적·물적 분할을 통해 올해 10월과 11월 두산퓨얼셀과 한국퓨얼셀을 출범하고 발전용 연료전지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인 물과 열을 발생시킨다. 일반 발전기처럼 연소를 거치는 과정이 없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각광 받고 있다. 연료전지의 국내 시장 규모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두산은 연료전지사업을 하는 두산퓨얼셀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전지박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솔루스를 분사해 3개 회사로 인적분할한다. 분할기일은 다음달 1일이다. 또 다음달 18일에는 존속법인 ㈜두산이 변경 상장되고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는 재상장을 마무리한다.

두산퓨얼셀은 지난해 세계 최대 부생수소발전소를 수주하는 등 시장 진입 후 3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수주액 1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2023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동현수 두산 부회장은 지난달 13일 두산퓨얼셀·두산솔루스 분할 승인의 건을 통과시킨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과 전기차 보급 활성화 등 관련 시장의 성장과 투자가 한창인 지금 분할 최적의 시점이라 판단했다”며 “신설 회사는 독자적 경영체계를 바탕으로 시장에 능동 대처하면서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에너지는 오는 11월1일부로 사업의 연료전지사업의 내실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법인 한국퓨얼셀을 출범한다. 법인 설립은 회사 내 연료전지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연료전지사업 전문 신설 법인을 세우고 포스코에너지가 지분 100%를 갖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연료전지 부문 분할을 통한 신설 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을 통한 한국퓨얼셀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신규 법인 설립 이후 포스코에너지는 발전설비를 영위하고 한국퓨얼셀은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제조와 연료전지발전소의 운영·유지를 담당한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사업을 정리하려 고민하다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등 정부의 정책에 맞춰 사업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앞서 포스코에너지는 발전소 수주 과정에서 하자 보수를 위한 장기서비스계약(LTSA)을 맺으며 핵심부품인 전원발생장치 ‘스택(Stack)’의 결함으로 손실 비용이 불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에는 7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료전지사업자는 발전사업자와 약 20년간 장기서비스계약을 맺고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스택의 수명이 짧으면 짧을수록 발전사업자의 비용이 증가하는 구조다.

최근 양사 간 스택의 경쟁력은 두산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스택이 포스코에너지 제품보다 수명이 더욱 길어 두산이 최근 발전용 연료전지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법인설립을 통해 연료전지 전문회사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경영과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해 질 것”이라며 “특히 미국 퓨얼셀에너지와 전략적 비즈니스파트너십도 강화해 앞으로 관련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