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11시간 압수수색'… 檢 "변호인 이의제기로 지연"
조국 '11시간 압수수색'… 檢 "변호인 이의제기로 지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24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마치고 차량에 오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실시된 검찰의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이례적으로 장시간 진행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자, 검찰은 조국 법무부장관의 변호인의 이의제기 등으로 시간이 많이 걸린 것뿐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조 장관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조 장관이 출근하려 자택을 나선 뒤인 지난 23일 오전 8시40분께 시작됐다.

대기하고 있던 검사 1명과 수사관 6명은 이 시각 조 장관의 집에 들어갔다가 같은 날 오후 8시께 압수물이 든 상자를 들고 조 장관의 자택을 나섰다.

압수수색이 하루 11시간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이는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이 점심 전후에 끝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조 장관은 압수수색이 길어지자 검찰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퇴근 후 다른 곳에 들렀다가 전날 오후 10시쯤께 귀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조국 법무부 장관.

이에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가정집 압수수색치곤 이례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며, 다양한 해석을 내놨다.

검찰이 단순히 컴퓨터 등 전산장비뿐 아니라 뭔가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찾는데 난항을 겪었다거나, 예상치 못한 자료를 발견했다는 등의 관측이 나왔다.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여당은 '먼지털기식 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야당은 '초유의 사태'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논란이 커지자 검찰은 직접 확대해석에 선을 긋고 나섰다. 24일 조 장관과 관련된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는 압수수색이 장기화 된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검찰은 압수수색 집행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는 조 장관 가족의 요청에 따라 변호인들이 참여할 때까지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후 입회한 변호사가 꼼꼼하게 압수수색 대상 범위에 대한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추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일각에서 지적한 배달음식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수사팀이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을 두고 '고의적 시간끌기'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검찰은 "오후 3시께 (조 장관) 가족이 점심 주문을 한다고 하기에 압수수색팀은 점심을 먹지 않고 계속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가족이 압수수색팀이 식사하지 않으면 가족들도 식사할 수 없다며 권유해 함께 한식을 주문해 식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조 장관은 전날 자택 압수수색과 관련해 "강제수사를 경험한 국민의 심정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저와 제 가족에게는 힘든 시간"이라면서 "마음을 다잡고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