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생활가전 자존심 경쟁 ‘점입가경’
삼성-LG, 생활가전 자존심 경쟁 ‘점입가경’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9.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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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 기술우위 논란 후 삼성전자 ‘LG 스타일러’ 정조준
(이미지=삼성전자 코리아 유튜브)
(이미지=삼성전자 코리아 유튜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활가전 기술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의류 케어 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며 LG전자를 정조준 했다. 앞서 LG전자는 삼성 QLED 8K TV의 해상도를 지적하며 자사 올레드(OLED) TV의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반박하는 설명회를 열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전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지난 18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 속에선 건조기를 구매한 여성에게 한 친구가 “건조기 쓰다보면 열교환기에 먼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 거냐”고 묻는다. 

이 친구는 이어 “건조하면서 나온 고인 물로 열교환기를 자동세척해주는 제품은 열교환기에 먼지 쌓여서 냄새날 수도 있다”며 “그래서 물과 먼지가 닿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지, 열교환기를 직접 보고 청소할 수 있도록 따져봐야 된다”고 말한다. 이 영상은 올해 중순 발생한 LG전자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 논란을 지적한 것이다. 

(이미지=삼성전자 코리아 유튜브)
(이미지=삼성전자 코리아 유튜브)

삼성전자는 다음날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비교 실험’이란 제목의 영상도 올렸다. 2분4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선 경쟁사 제품이 노골적으로 등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영상 속 시연부스의 색상은 각사 브랜드로고 색과 일치한 빨강(LG전자)과 파란색(삼성전자)으로 마련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 의류관리기인 에어드레서의 기능과 작동방식에 집중하면서 경쟁사인 LG전자의 제품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우선 삼성전자는 ‘옷걸이를 흔들어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은 노(No)’라며 자사 에어드레서는 강력한 바람으로 겉감부터 안감까지 먼지입자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또 소음과 진동이 적어 2.5밀리미터(mm) 격간 빌트인과 5mm 격간 동시 설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옷걸이를 흔드는 ‘무빙행어’ 방식인 LG전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로는 안감까지 먼지를 씻어내기 힘들고, 진동 문제 등으로 빌트인 설치도 제한된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스타일러가 내부 미세먼지 필터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점도 부각시켰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에 미세먼지 필터의 유무에 따른 잔류 미세먼지 농도 격차를 보여줬고, 특수장비인 ‘PVS 카메라’까지 동원해 필터가 없을 경우 제품 내부에 떠다니는 미세먼지가 외부로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 에어드레서가 스팀 기능에 냄새분해필터까지 갖춰 한 번 더 냄새 제거한다고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삼성 QLED 8K TV가 8K 기준에 못 미치고, LCD TV에 불과하다는 LG전자의 공세에 맞서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9’에 이어 이달 17일 국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 QLED TV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또 지난 19일엔 삼성전자의 QLED TV가 구조적으로 LCD와 동일함에도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하는 QLED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광고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