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제74차 유엔총회 참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뉴욕 방문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중인 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9번째 만남을 갖는다. 지난 6월에 열린 서울 정상회담 이후 3개월 여만에 만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북미 간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자리로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도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역내 현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미관계는 현재 수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해 몇 번의 협상 재개 움직임만 보일 뿐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북미가 서로 만남을 언급하긴 했지만 각자의 기대치가 높아 쉽게 진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문 대통령은 비핵화 촉진자 역할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간 실무협상을 앞당기는 것을 유도해 3차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일 전망이다. 북미가 대화 재개를 위해 움직임을 보이는 이때가 문 대통령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침 ‘대북 강경파’였던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경질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질 8일 만에 후임으로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담당 대통령 특사를 지명했다. 유연한 인사로 분류되는 오브라이언은 볼튼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인사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의지가 드러났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이 많고 고집이 센 전쟁미치광이를 제거했다”고 매우 흡족하게 평가했다. 북미간의 대화에 있어 강경파였던 볼튼이 걸림돌이었음을 시사한 셈이다.
이로써 중재자 역할을 원하는 문 대통령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남북미 모두에게 도움이 될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큰 그림은 진작 그려졌지만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도 걸음마 단계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길 바란다. 북미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반도 평화는 곧 우리의 평화다. 중재자 역할을 넘어 당사자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이번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 시켜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켜야 할 것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