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이도훈 미국도착… 북미협상 협의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이도훈 미국도착… 북미협상 협의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09.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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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서 비건 대표 만나… 北 새로운 해법 모색 
20일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20일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북미협상 논의를 위해 미국을 찾았다. 

이르면 이달 중 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에서 다룰 의제를 조율하기 위함이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이 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난다. 오는 23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회담에서 다뤄질 핵심 사안인 북미협상과 관련해 양국 북미협상 실무자인 수석대표가 먼저 만나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 및 의제 등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앞서 미국 측에 9월 하순께 대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비핵화 설득 시 기존 안이 아닌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미국은 긍정적으로 화답했으나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한미 간 정세 인식을 확인하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을 높게 점쳐 북핵 조율을 위해 미국을 찾은 것이다. 

미국을 방문한 이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양측이 한 자리에 앉아 생각을 털어놓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또 “북미 간 소통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뉴욕 채널이 항상 열려 있는 상황이어서 필요하다면 소통은 언제든지 가능한 거로 알고 있다. 이달 이내 협상 재개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 본부장은 카운터파트인 비건 대표를 비롯해 백악관·국무부 인사, 싱크탱크·학계 인사 등을 면담한 뒤 21일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으로 갈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이날 비건 대표를 만나 북한이 제안한 ‘새로운 계산법’을 중점으로 조율한다. 그는 “대화 모멘텀을 이끌어나가면서 실질문제에 대해서도 진전을 이루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며 “북한이 미국에 주문한 새로운 계산법에 관련해 준비를 할 것이다.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실제로 앉아서 얘기를 해봐야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최근 제재 해제보다는 소위 안전보장, 체제 보장 쪽으로 방점이 많이 옮겨가 있기 때문에 미국 측과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하고 연구도 많이 한다”며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은 안전하다고 느끼는 북한 쪽의 얘기를 들어봐야 해 그쪽 얘기를 먼저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핵 실무협상 재개의 의제를 논의하되 ‘새로운 계산법’을 주문한 북한의 입장도 직접 들어봐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대북정책과 관련해 강경책을 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고 자신의 기조에 맞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를 후임으로 임명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는 강경한 외교술보다는 유화술로 협상을 진전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방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볼턴 경질은 사실상 북한이 미국에 제안한 ‘새로운 계산법’이 체제보장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으로써 이에 대한 상응 조치를 놓고 유연한 태도로 접근하는 리더를 앉히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한미 양측은 이날 회의는 물론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북한에 다가가야 한다는 입장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