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개도국 특혜 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홍남기 부총리 "개도국 특혜 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9.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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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개도국 특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져 개도국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20일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대외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개도국 특혜는 향후 국내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으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WTO에서의 개발도상국 특혜 관련 동향과 대응 방향이 대외경제장관회의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6일 ‘비교적 발전한 국가’가 WTO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90일 시한 내 WTO가 진전된 안을 내놓지 못하면 해당 국가에 대한 개도국 대우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신중함을 유지하면서 3가지 원칙하에 대응해나가고자 한다”며 “국익을 우선으로 하고 우리 경제 위상, 대내외 동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모든 요인을 종합적으로 철저히 따져 보겠다”고 밝혔다.

또 “농업계 eMD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소통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WTO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도국 특혜 이슈는 해당 국가들이 기존 협상을 통해 받은 특혜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협상에서 개도국 특혜를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논의 중인 WTO 농업협상이 없고, 예정된 협상도 없는 만큼 한국은 농산물 관세율, 보조금 등 기존 혜택에 당장 영향이 없다”며 “마무리 단계인 쌀 관세화 검증 협상 결과도 영향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쌀 관세화 협의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정부는 5개국과 협의를 진행해 현재 합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기존 513% 쌀 관세율도 유지되는 만큼 농업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40만9000톤(t) 규모의 쌀 수입물량에 대해서만 낮은 관세를 물리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 제도를 시행하되, 초과분에 대해서는 513%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다만 미국, 중국, 호주, 태국, 베트남 등 5개국이 한국 정부의 관세율 선정 방식에 이의를 제기해 왔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경제와 연관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WTO 체제 유지, 강화와 역내무역체제 가입이 불가피하다”며 “국내 제도를 글로벌 통상규범에 맞게 선제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수산보조금 제도, 국영기업 지원, 위생검역 강화, 전자상거래 제도 등 4가지 분야에 대해 글로벌 논의 동향, 대응 방향을 논하고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