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프롭테크 역할은 수요·공급 간 정보균형 조율
[기고칼럼] 프롭테크 역할은 수요·공급 간 정보균형 조율
  • 신아일보
  • 승인 2019.09.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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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 어반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
 

밸런스(Balance)는 일과 삶에서만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 모든 산업에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있고 이 둘 간의 정보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공급자는 자원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독점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정보 불균형은 금융, 의학, 보험 등 전문적이고 복잡한 분야일수록 더욱 크게 나타난다. 

부동산 시장 또한 대표적인 ‘레몬마켓’의 예로 언급된다. 레몬마켓은 수요자와 공급자가 거래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거래가 이루어져, 결국 겉만 번지르르한 저급품만 남는 시장을 일컫는다. 부동산 매매 사기를 비롯해 최근 배우 윤상현을 통해 이슈가 된 인테리어 부실 공사, 판매자의 말만 믿고 건축자재나 가구를 구매했다가 자신의 집에 어울리지 않거나 수량, 사이즈 등의 문제로 반품/교환을 해야 하는 일 모두 수요자와 공급자 간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업계의 가장 큰 화두인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 시장에 산재해 있었던 이러한 문제들을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산업군을 의미한다. 프롭테크 자체는 업계 용어일 수 있지만 프롭테크 기업의 서비스는 이미 우리가 공간을 찾고, 만들고, 꾸미고, 경험하는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 있다.

직방, 다방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 덕분에 부동산 중개사무소가 독점하고 있었던 해당 권역의 매물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실거래가격은 물론 해당 매물의 위치, 입지, 실내 환경까지 구체적인 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갈수록 새집 구하는 게 치열해지면서 아예 연식이 좀 있는 집을 사서 새 아파트처럼 리모델링하는 케이스도 많아지고 있다. 집닥, 인스테리어 등의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을 통해 시공 경험이 많고 평판이 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추천받고 시공단계별로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시공 결과가 계약 조항과 달라 재시공이 필요한 경우 인테리어 중개 플랫폼에서 재시공도 해준다.

공간을 어떻게 꾸밀까에 대한 막연한 고민은 오늘의 집, 집꾸미기와 같은 인테리어 큐레이션 플랫폼을 이용해 해결한다. 인테리어에 관련된 모든 제품의 스펙, 가격, 해당 제품을 구매한 다른 소비자들의 후기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아이디어 차원의 정보 수집이 끝났다면 제품을 구매해 실제로 집을 꾸미는 일만 남는데, 이 과정에서도 프롭테크 기업의 도움을 받는다. 어반베이스의 3D 홈디자인 서비스는 9만여개 국내 아파트 및 가구, 가전, 생활소품 등 7000여개 제품을 3D 형태로 제공한다. 모든 공간과 제품은 실제 사이즈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치수에 대한 고민 없이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제품을 최종적으로 구매하기 전에 가구와 벽지는 잘 어울리는지, 안방에 지나치게 큰 사이즈의 침대는 아닌지 등 제품-공간의 핏, 제품-제품의 핏을 정확하게 확인해볼 수 있다. 지레짐작만으로 건축자재나 가구를 구매해 후회할 일도 반품이나 교환에 시간과 비용을 들일 일도 없다.

기존의 문제를 정확하게 간파해 솔루션을 제시한 프롭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직방은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고, 집닥은 누적 견적 16만건을 달성했다. 어반베이스의 3D 홈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일룸의 공간 컨설팅 서비스를 통해서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은 의식주에서 ‘주(住)’의 영역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확행 세대가 소비의 주류로 자리 잡을수록 ‘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테고,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프롭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은 지금보다 훨씬 활발해질 것이다. 서비스의 구체적인 모습은 달라도 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을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꿔나가는 일은 어반베이스 같은 프롭테크 기업 모두의 역할일 것이라 생각한다.

/김덕중 어반베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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