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노사, 실무 교섭 돌입…협상 진전 여부 ‘촉각’
르노삼성차 노사, 실무 교섭 돌입…협상 진전 여부 ‘촉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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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노사 상견례 이후 첫 교섭…희망퇴직 등 노조 반발 여전
8월 생산·판매 상승세 끊길까 우려…“신속·원만한 합의 필요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지난 2일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를 가진 이후 19일 실무 교섭에 돌입한 가운데, 생산·판매 회복을 이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생산과 내수 판매에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전년 동월 대비 유일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노사는 19일 오후 2시 실무 교섭에 들어갔다. 이번 자리는 본 교섭에 들어가기 전 노동조합이 사측에 공식적인 요구안을 내놓는 교섭이다.

하지만 협상은 쉽게 진척을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지난 5일 사측이 부산공장 현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뉴스타트 프로그램’에 대해 현재 반발하고 있다.

또 노조는 추석 연휴 직전 부산지방법원에 단체협약 위반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지난 6월 체결한 2018년 임단협에서 근무강도 완화를 위해 60여명의 직업훈련생 충원 등을 합의하고 앞으로 전환배치를 할 때는 노조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로 했지만, 사측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과 전환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노사 갈등이 또 다시 장기화에 빠질 우려가 커지자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노사 갈등이 재연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부산살리기시민연대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르노삼성차가 임단협을 타결한 지 3개월 만에 노사 갈등이 재연될 기미가 보인다”며 “지역경제를 뒤흔드는 르노삼성차 노사 갈등을 재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사 갈등 장기화는 최근 르노삼성차의 생산·판매 회복세를 무너뜨릴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내수 판매도 9.3% 증가해 국내 완성차 5개사 가운데 유일한 상승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승세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판매 호조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출시한 국내 유일 LPG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QM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은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한 4507대가 판매되면서 내수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또 가솔리, 디젤 모델을 포함한 모든 QM6 가운데 LPG 모델 판매는 61.3%를 차지하고 있어 LPG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다만 완성차업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장기화에 빠질 경우 이 같은 호조세를 계속 이어가기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마무리되는 닛산 ‘로그’를 대체할 수출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르노그룹 본사는 올 상반기 노사 갈등 장기화에 빠진 부산공장에 신차 ‘XM3’ 등 후속 물량 배정을 연기하고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후속 물량 배정 여부는 올해 안에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생산 비용은 높지만 공급도 불안요소가 적은 공장이었다”며 “하지만 올해 상반기 르노삼성차의 전례 없는 노사 갈등으로 불안요소가 커진 공장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평소 같으면 르노삼성차 노사 실무 교섭에 대해 외부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지금은 본교섭 전부터 관심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수출 물량 확보를 위해선 신속하고 원만한 합의가 노사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