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할 '화성 살인' 6건 남았다… 핵심은 '자백도출'
해결할 '화성 살인' 6건 남았다… 핵심은 '자백도출'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19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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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6건 증거물 DNA 분석 의뢰… "결과 장담못해"
용의자는 혐의 부인중… DNA 증거에도 담담한 표정
1993년 7월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가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유류품을 찾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993년 7월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가 화성군 정남면 관항리 인근 농수로에서 유류품을 찾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33년간 미제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특정되면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완벽하게 규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경기남부청 반기수 2부장 주재 브리핑을 열고 다른 살인 사건으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A(56)씨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조사 중이라고 알렸다.

이는 A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 데 따른 것이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DNA 분석은 과학수사를 통해 얻은 만큼 5, 7, 9차 사건은 A씨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9차 사건에서는 피해여성의 속옷에서 A씨 DNA가 검출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경찰이 이 사건을 의문 없이 해결하기 위해선 화성연쇄살인 사건으로 정의된 10차례의 사건을 모두 입증해야 한다.

8차 살인사건이 모방범죄로 드러난 것을 제외하면, 경찰이 범인을 특정해야 하는 사건은 6건이 남는다.

경찰은 이 6건의 사건들과 A씨와의 연관성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의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다만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국과수 분석 결과는 미지수다. 6건의 사건의 증거물에서는 A씨의 DNA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반 2부장도 브리핑에서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에 대해서도 DNA 분석이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언급했다.

만약 국과수 결과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으면, 사건 발생 30여년이 지난 상황에서 다른 단서를 찾기는 힘들기 때문에 사건의 완전한 해결은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로써 이 사건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은 A씨의 자백이다. A씨가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진술을 내놓는다면, 다른 단서 없이도 A씨를 진범으로 특정할 수 있다.

이에 경찰도 A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자백과 상관없이 단서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A씨의 자백을 받아내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는 않다. A씨는 최근 이뤄진 1차 조사에서 경찰 추궁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담담한 표정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A씨가 교도소를 옮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정 당국은 경찰이 법무부에 정식으로 협조 요청을 하면 경기남부경찰청 인근 교정기관으로 A씨 이감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은 "1차 조사는 경찰과 용의자 간의 라포(신뢰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이뤄졌다"며 "조사라는 게 1회에 끝나는 것이 아니고 각각의 많은 범죄사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