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식 회담 작년 12월14일이 마지막… 北 소극적 태도
발사체 발사도 10차례나 감행… 오늘 1주년 행사 소규모로
19일로 9·19 평양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현재 남북관계는 사실상 '냉각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년 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평양 시민을 상대로 남한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직접 첫 연설을 했다.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오늘 나와 문재인 대통령은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의 여정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로 될 소중한 결실을 만들어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다음날에는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를 방문해 손을 맞잡았다.
이는 그 자체 만으로도 전례 없는 평화의 상징이 됐다.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경제협력을 구상했다.
또 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을 통해 활발한 교류는 물론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특히 9·19 군사합의를 통해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일부 시범 철수 등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선된 남북 관계를 교두보 삼아 한반도 비핵화를 이끌고자 했던 문재인정부의 노력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들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현재는 교류 '올스톱'으로, 사실상 대화도 오가지 않는 상태다.
가장 진척을 보이던 경협 사업 중 하나인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은 지난해 12월26일 착공식을 마지막으로 멈춰있다.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협력도 추진되지 않고 있다.
남북의 정식 회담은 지난해 12월14일 체육분과회담을 마지막으로 9개월간 끊겨있다.
군사합의의 경우 남북 군인들이 나란히 GP 파괴 현장을 검증하는 등 다른 분야 합의보다 비교적 순조롭게 이행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엔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추가적인 진전이 없이 답보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첨단무기 도입 등을 문제삼으며 대남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대화 국면에는 없었던 단거리 발사체 발사도 올해 10차례나 강행했다.
반복되는 도발에 한반도 정세는 다시 경색됐다.
이 같은 북한의 적대적인 태도는 우리 정부가 자신들의 요구를 무시했다는 분노가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바라는 남북 대화 복원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북미 실무협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남북 간 전혀 의견교환이 없느냐'는 질문에 "연락사무소가 연락 창구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긴밀한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조만간 재개될 북미 실무협상 상황을 지켜보면서 남북관계 복원 전략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오는 19일 평양 공동선언 1주년 행사를 '평화열차'와 기념식 등 국내 자체적으로 치르기로 했다. 북측에 참여 의사는 타진하지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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