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급증하는 실손보험…생명보험사 상품 판매 중단 나선다
손해율 급증하는 실손보험…생명보험사 상품 판매 중단 나선다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9.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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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판매 생보사 14곳에서 9곳으로 3년 5곳 줄어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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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급증하면서 판매를 중단하는 생명보험사가 늘어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생명은 지난 4월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또 푸본현대생명이 2017년 9월 판매를 중단했고 KB생명과 DGB생명, KDB생명도 각각 지난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3년 새 실손보험을 판매하는 생보사가 14곳에서 9곳으로 급감한 것이다.

또 NH농협생명도 지난달 9일부터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던 실손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상품 축소에 나섰다.

생보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는 데에는 급등하고 있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의 영향이 크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29.1%다. 손해율이 100%를 넘기면서 팔면 팔수록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상황인 것이다.

또 생보사의 최근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생명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 당기순이익은 2조1283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1487억원)보다 32.4%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보험회사는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자사의 보험상품 플랫폼에서 실손보험 자체가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며 “규모가 큰 회사들의 경우에는 보험료를 올리는 방법으로 상쇄시킬 수 있지만, (보험료를) 회사 자체적으로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의료보장을 위해 필요한 보험으로 국민 대다수가 가입한 상품이지만 최근 손해율이 치솟아 보험사 수익이 악화되고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문케어 확대 등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러한 제도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의료계와 함께 과잉진료와 같은 도덕적 해이 방지 등에 초점을 맞춰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을 단행한 회사들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중소형사로 꼽히는 회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은 아직 실손보험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국민 대다수가 가입하고 실제 병원비의 상당부분을 보상해주는 보험이기 때문에 손보사나 대형 생보사는 판매를 중단하는 데 있어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