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QLED 8K TV, 규격 미달” 삼성과 해상도 전쟁
LG “QLED 8K TV, 규격 미달” 삼성과 해상도 전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9.1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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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M만으로 화질판단 불가” 올레드 TV 뭉개짐 현상 시연
17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8K TV'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관계자가 자사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 화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이미지=신아일보)
17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8K TV' 기술설명회에서 LG전자 관계자가 자사 나노셀 8K TV와 삼성전자 QLED 8K TV 화면을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이미지=신아일보)

LG전자가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 대해 국제 규격에 못 미친다며 재차 공격에 나섰다. 이에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잘못된 근거로 비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LG전자는 이달 초 ‘IFA 2019’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QLED는) 픽셀 수로 8K가 맞지만, 화질선명도를 기준으로 하면 8K가 아니다”며 삼성전자를 겨냥해 선전포고를 했다. 

LG전자는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8K 해상도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남호준 HE연구소장(전무)는 이날 자리에서 “경쟁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에서 규격 미달인 TV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피해는 소비자들의 몫”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제품을 비난하는 근거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출발한다. ICDM은 1962년 설립된 디스플레이 업계 최고 전문기구인 SID의 산하 위원회로, 디스플레이 관련 성능측정과 방법 등에 대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ICDM에 따르면 8K TV는 총 3300만개 이상의 화소 수와 화질선명도 50% 이상을 넘겨야 한다. LG전자는 이를 근거로 올해 출시된 삼성전자의 QLED 8K TV는 화질선명도가 크게 낮다고 주장했다.

‘화질선명도’는 디스플레이가 흰색과 검은색을 대비해 얼마나 선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백분율로 나타내는 값으로, 흰색과 검정색을 각각 명확하게 표현할수록 화질선명도 값이 커진다.

(이미지=신아일보)
(이미지=신아일보)

LG전자는 삼성전자의 2019년형 QLED 8K TV는 화질선명도(CM)가 90%까지 나왔지만, 올해 제품은 12%까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삼성의 2019년형 QLED 8K TV와 자사 나노셀 8K TV 등을 한 곳에 놓고 전자현미경까지 동원해 이미지의 선명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또 LG전자는 이날 자사 올레드(OLED) TV의 우수성과 함께 삼성전자가 QLED라는 명칭으로 소비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LG전자는 시연장에 삼성 QLED TV가 LCD TV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TV 패널을 분해 전시하기도 했다.

남 전무는 “학계에서 QLED는 퀀텀닷(QD) 발광다이오드의 약자로, 말 그대로 자발광을 의미한다”며 “경쟁사는 QD시트를 적용한 TV를 QLED로 명명했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서울 R&D센터에서 8K TV 관련 설명회를 열고 LG전자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이미지=신아일보)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서울 R&D센터에서 8K TV 관련 설명회를 열고 LG전자의 주장에 정면 반박했다.(이미지=신아일보)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날 오후 서울R&D 캠퍼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8K TV 화질은 화소 수뿐만 아니라 밝기, 컬러볼룸 등 광학적 요소와 영상처리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 평가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LG전자가 8K TV 화질의 측정 근거로 제시한 CM 값에 대해서도 “1927년 발표된 개념으로, 물리적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의 해상도 평가를 위해 사용됐다”며 “초고해상도 컬러 디스플레이의 평가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ICDM은 2016년 5월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 불완전하며, 새로운 평가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하고, 기존 가이드는 중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며 “이후 TV평가단체나 전문 매거진 등에서 화질 평가요소로 CM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설명회에서 신문을 찍은 이미지를 LG전자 올레드 8K TV와 자사 QLED 8K TV에 띄운 후 보여주기도 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QLED 8K TV에선 작은 글씨도 선명하게 보인 반면, 올레드 8K TV에선 글씨가 뭉개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동영상 시연에선 고효율비디오코덱(HEVC)으로 인코딩 된 8K 스트리밍 영상이 삼성 QLED 8K TV에서 원활하게 재생된 반면, LG전자 OLED 8K TV에선 재생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영상은 상용화된 서비스가 아니라 삼성전자와 협업을 진행 중인 유럽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업체의 것으로 확인됐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8K화질은 CM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밝기와 컬러볼륨 등 다른 광학적인 요소와 화질처리 기술 등 시스템적인 부분이 최적으로 조합돼야 한다”며 “기준정립을 위한 관련업체간 협의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