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무산… 여야 '네탓 공방' 이어가
"생떼로 민생 방치" vs "야당 요구 수용할 줄 알아야"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기국회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국회는 17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시작으로 오는 19일까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 장관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조 장관의 국무위원 자격에 동의할수 없다고 주장하며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무산됐다.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대정부질문과 정기국회의 '꽃'으로 불리는 국정감사 역시 당초 계획됐던 오는 30일 시작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파행이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정기국회 제동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황교안 대표의 삭발을 비판하며 정쟁 중단을 촉구했고, 제1·2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 5촌 조카의 구속을 계기로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조 장관 퇴진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든 사안을 임명 철회와 연계하는 것은 억지"라면서 "야당의 생떼로 민생은 방치되고 병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으이 삭발 투쟁과 '조국 사퇴 천만인 서명운동'을 '분풀이 정치', '극단의 정치'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삭발은) 정치 지도자로 자질·자격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무책임한 작태"라며 "황 대표와 한국당이 있을 자리는 장외가 아니라 국회"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이른바 '조국 파면' 공세를 더 끌어올렸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장관의 5촌 조카가 구속됐다고 언급하며 "조국 펀드의 실체를 입증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국민이 꼬리 자르기가 이뤄지는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그런 기만적인 구태 수법으로 이 상황을 모면하려고 한다면 그 후환이 2∼3배가 돼서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장관 임명을 강행하고 이에 대해 야당은 임명철회와 즉각 퇴진을 요구하면서 여야 간 극단적 대립이 재현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냉각기를 갖는 차원에서라도 한번쯤은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장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당내에서 '릴레이 삭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당 소속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삭발에 동참하기도 했다.
한편 여야는 이번 주 중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정기국회 일정 조정 문제를 재협의할 예정이다.
다만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극심한 입장 차로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신아일보] 허인·고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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