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두 달째…편의점주, 日맥주 재고털이 고심
불매운동 두 달째…편의점주, 日맥주 재고털이 고심
  • 동지훈 기자
  • 승인 2019.09.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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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 지원금 지급 대상에도 미포함…현실적 대안 전무
반품 어려워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헐값에 팔아넘기기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편의점주들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두 달여간 계속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맥주 재고는 쌓이고 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은 재고로 묶여 있는 일본 맥주를 처리하지 못해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앞서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국내 주요 편의점들은 지난달부터 일본 맥주를 캔맥주 할인행사에서 제외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본격화하자 일부 점주들이 자발적으로 판매 거부에 나섰고, 본사도 이른바 ‘애국 마케팅’을 앞세워 보이콧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편의점 업계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진행된 일본 맥주 판매 거부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과 별개로 점주들은 미리 발주해둔 물량을 처리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수도권 지하철역 인근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A씨는 “캔맥주 할인행사에서 일본 맥주가 빠진 뒤로 발주를 넣지 않았는데도 몇 백 캔의 재고가 남아있다”며 “매장 규모가 큰 곳은 일본 맥주 재고도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주택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B씨는 “불매운동 이전까지 네 캔에 만원짜리 맥주를 찾는 손님은 대개 일본 맥주를 구입했는데 지금은 (일본 맥주를) 내놓고 팔 수가 없으니 전부 재고로 잡힌다”면서 “반품도 어렵고 폐기도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본사가 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일본 맥주 반품이나 폐기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본사가 불매운동을 이유로 주류업체에 일본 맥주를 반품을 요구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부당 반품으로 제재를 받는다.

특히 주류는 현행법상 세금 등의 문제로 반품이나 본사 폐기 지원금 지급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점주가 자체적으로 폐기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점주 대부분은 사비로 일본 맥주를 구매해 집으로 가져가는 식으로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소비자가보다 낮은 금액을 받아 판매하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주들과 만나면 일본 맥주 재고를 털어낼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데 모두 실행에 옮기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면서 “본사 입장에서도 제품 하자 등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 반품할 수 없어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폐기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jeehoo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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