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났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대결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추석 전 이른바 ‘조국정국’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추석 민심과 관련한 여야 간의 온도차이는 극명하게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조국 정국’에 대해 극도의 피로감을 나타냈고 일하는 국회를 통해 민생을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 수준이었다고 전하면서 정권 비판에 열을 올렸다.
국민 전반적인 여론보다는 지지층의 주장에만 귀를 기울인 ‘아전인수’식 의견수렴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심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국회가 민생을 돌보길 희망했다”며 “검찰개혁은 장관이, 정치와 민생은 국회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제 할 일을 해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전국 모든 지역의 추석 민심이 ‘조국 임명’에 부정적이었다며 자진사퇴나 임명철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당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위선자 조국 사퇴 촉구 결의대회’란 소제목이 붙은 보고대회에서는 연휴 동안 의원들이 파악한 추석 민심과 각 지역에서 벌인 ‘조 장관 사퇴 투쟁’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한국당은 이어 광화문광장에서 피켓 시위와 정당 연설회를 한 뒤 오후 5시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을 갖는 등 ‘조국정국’ 이어가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금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여야 대립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일 뿐이다. 이미 우리 정치에서 정치가 사라진지 꽤 오래됐다. 아마도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정치가 몰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야당은 여당이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하소연하지만 여당 또한 야당과는 대화조차 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야당은 여당이 자신들을 ‘궤멸’ 시키려 한다고 비난하고, 여당은 야당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만 내세운다며 힐난한다. 결국엔 끝 모를 정쟁만 거듭해서 이어갈 뿐이다.
정치의 본질은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이다. 이번 주 국회는 대표연설을 시작으로 본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정치의 복원은 대화와 타협으로 그 현장은 당연히 국회가 돼야 한다. 전 국민이 바라는 것은 소모적 정쟁을 접고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신아일보]
master@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