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종 교수 “품목 없는 전자영수증, 분쟁만 야기할 것”
임성종 교수 “품목 없는 전자영수증, 분쟁만 야기할 것”
  • 장민제 기자
  • 승인 2019.09.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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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영수증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서 결제정보 필수 주장
정부 “결제 단말기 교체에만 3조6000억원…당장은 힘들다”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자영수증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이미지=신아일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자영수증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이미지=신아일보)

“구매 품목이 없는 전자영수증 발행은 사업자와 소비자 간 분쟁을 야기 시킬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 전자영수증 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상세구매 품목이 전자영수증에 필수로 포함되지 않을 경우 혼동을 겪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환불 등을 제대로 받기 위해선 상세구매 품목 등이 표기돼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전자영수증 도입을 두고 결제 단말기 교체 등으로 큰 비용이 드는 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임성종 충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전자영수증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참석해 “전자영수증에 상세 구매품목 확인을 위해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래 기본정보부터 공급자의 등록번호, 상호, 성명, 상품·서비스 등 상세 구매품목과 결제정보를 전자영수증에 필수로 포함시키자는 게 골자다. 임 교수는 “제대로 된 결제정보가 영수증에 기재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환불 등의 서비스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대부분의 오프라인매장이 환불 교환 시 구매품목이 표시된 영수증을 요구한다”며 “구매품목이 없는 신용카드 매출전표 형식의 전자영수증 발행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업자와 소비자 간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페이 시장이 가장 활성화됐다는 평을 받는 중국 시장에서도 구매목록 확인, 교환·환불·AS를 하기 위해선 영수증을 종이로 출력해야하기 때문에 페이퍼리스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스마트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효율이 반감되는 결과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비용문제로 당장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구매목록 등을 전자영수증에 포함시키기 위해선 현재 시중에 배포된 결제 단말기 중 74.7%(CAT)를 POS단말기로 교체해야 하는데, 필요비용은 약 3조6750억원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홍성기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은 “비용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가맹점부터 카드사 또는 소비자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며 “취소·환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맹점은 특별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종이영수증의 발급의무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다. 기업의 부담을 줄이되 소비자의 편익은 높이고, 환경보호도 한다는 취지에서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의 결제 영수증 발급비용은 카드결제 건수 증가로 2015년 489억원에서 해마다 올라, 지난해 5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금결제 건수를 합산할 경우 2017년 기준 연간 총 220억건(하루 평균 6046만장) 이상의 종이영수증이 발행됐다.

또 종이영수증 발행으로 연간 원목 34만여 그루, 물 16억리터(L)가 소비되며, 승용차 2만2840대 분량의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 종이영수증의 재질인 감열지엔 코팅물질인 비스페놀A가 함유됐는데, 이는 인체 누적될 경우 호르몬 이상으로 기형아 출산이나 유산, 성조숙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 외 소비자 입장에선 ‘개인정보 유출부터 소비자분쟁 발생 가능성’ 등을 낮출 수 있다.

종이영수증은 VAN(밴) 사업자도 반기는 분위기다. 현재 밴사들은 신용카드사들이 지급한 종이구입 대금에 추가로 지출 중이며, 종이영수증 출력에 필요한 프린터 기기의 구매·관리도 부담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갑) 주최,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주관으로 열렸다. 윤영미 녹식소비자연대 대표가 좌장을, 임성종 충남대 경영학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박재진 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장, 홍성기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장, 전지환 BC카드 제휴사업실장, 예자선 카카오페이 법무이사, 손종희 더리얼마케팅 대표, 박근노 언레스 대표, 이종훈 스카이씨엔에스 대표가 참석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