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 검찰발(發) 피의사실 유포 의심 기우이길"
황교안, 손학규에 '국민연대' 구성 제안… 與 압박
이언주, 국회에서 '눈물의 삭발식'… "저항의 정신"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따른 여야간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조국 정국' 2라운드가 열린 모양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권은 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하게 규탄하며 공동전선 구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검찰의 조 장관 의혹 관련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언론플레이를 통한 검찰발(發) 피의사실 유포 의심이 기우이길 바란다"면서 "열흘 안팎의 시간에 30여건이 넘는 피의사실 유포 흔적에 대해 검찰이 한번은 제대로 대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표창원 원내부대표는 "검찰은 정치 권력, 재벌, 검찰 및 법조 권력 등 기득권의 부패범죄 비리도 조 장관 가족과 관련자 수사 만큼 엄중하게 해달라"며 "원칙에 따라 혐의와 의혹이 있는 모든 사안을 신속하게 전방위적으로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추석 이후 법무부와 당정 협의를 열고 법 개정 없이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정비 등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 정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
아울러 민주당은 야당의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특검, 국정조사 등의 요구는 '정쟁'으로 규정하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장관이 임기를 시작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어떤 것이 해임 사유에 해당하는지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검찰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국조와 특검을 이야기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고 모순된 언행"이라고 일축했다.
제1·2 야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조국 반대'라는 공통의 목소리를 내며 규탄을 이어갔다.
특히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 '조국 파면과 자유민주 회복을 위한 국민연대' 구성을 제안했고, 이에 손 대표는 "논의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과 함께 조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추진 등에 공동 전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장외 여론전에도 돌입하며 조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정치세력의 연대를 모색하면서 여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11시40분에 신촌에서, 바른미래당은 10시30분에 청와대 앞에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임명을 규탄했다.
황 대표는 "딸이 시험도 한 번 안보고 고등학교 가고, 대학교 가고, 의학전문대학원을 갔다. 55억원을 가진 부자가, 딸이 낙제했는데 장학금을 받았다"며 "자녀를 가진 어머니의 가슴이 찢어진다. 청년의 억장이 무너진다. 이런 정부, 심판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촌이 대학가임을 의식하고 조 장관의 딸을 둘러싼 입시 특혜 의혹을 부각한 것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의원 10명은 청와대 앞 의총에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조국 퇴진 행동' 돌입을 선언한다"며 "우선 조국 임명강행에 반대하는 모든 정당, 정치인과 연대해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임명 강행으로 이 땅의 공정과 정의는 무너지고 국민들의 마음은 짓밟혔다"며 "대통령은 특권과 반칙으로 점철된 '피의자 장관' 조국 임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조 장관 임명에 반발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국회 본관 앞에서 공개 삭발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 앞에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하였다'라는 검은색 플래카드가 놓여있었고, 이 의원은 삭발식을 진행하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의원의 삭발은 지난 5월 한국당 의원 4명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안 및 사법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집단 삭발한 데 이어 넉달여 만이다.
이 의원은 "국민은 분노가 솟구치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저항의 정신을 어떻게 표시할 수 있을지 절박한 마음에 삭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