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조선 수주량 1위에도 웃지 못하는 현대重
韓 조선 수주량 1위에도 웃지 못하는 현대重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0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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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수주량 4개월 연속 세계 1위 기록
현대중, 연간 수주 목표 달성 ‘불투명’ 전망 제기
철강업체 후판가격 인상 부담·기업결합 심사 우려도
(사진=현대중공업)
(사진=현대중공업)

한국 조선업 수주량이 4개월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웃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올해 목표한 수주량 달성 실패 전망과 후판가격 인상 부담, 일본 당국의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 심사 승인 여부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조선업 수주 실적 및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 100CGT(표준화물 환산톤수) 가운데 한국은 73.5%에 달하는 73만5000CGT를 수주하면서 지난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최다 수주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주 성과에 힘입어 한국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수주금액 113억달러(13조5000억원)를 기록하면서 중국 109억3000만달러를 제치고 세계 1위를 탈환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한국 조선업의 선전에도 현대중공업의 전망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개사인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수주 실적은 지난달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0.5% 급감한 49억8900만달러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목표인 159억달러의 31.4%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목표한 수주량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교역량이 줄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물동량이 감소해 선주들이 발주를 미루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근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와 협상하고 있는 올해 하반기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의 가격 인상에 대한 부담도 있다. 후판은 선박 원가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업계로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조선업계와 철강업체의 후판가 협상은 지난 7월부터 계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수익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철강업체와 비용 부담이 커 인상하면 안 된다는 조선업계의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철강업체가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을 동결한 만큼 인상이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현대중공업도 이미 올해 하반기 후판가 인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가격 인상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난 5월 열린 1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철강업체는 인상된 원자재 가격을 판매 가격에 전가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상태”라며 “최근 철광석 가격을 봤을 때 하반기에는 (후판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또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에 대한 일본 당국의 승인 여부도 우려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일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신고와 관련한 상담수속을 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일본의 경제침략 등으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쉽게 승인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제기한다.

사이토 유지 일본조선공업회장은 지난 6월 신임 회장에 취임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각국의 공정당국이 (기업결합 문제를) 그냥 지켜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최선을 다해 빠른 시간 안에 좋은 결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