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여의도 60배 규모 농작물 피해 입혀
태풍 '링링' 여의도 60배 규모 농작물 피해 입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9.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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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관통 전국 1만7707ha…벼 도복·배 낙과 피해
전남 6045ha, 제주 3480ha, 충남 2711ha 등지 집중
작황호조 생산량 증가, 이른 추석 영향 수확·출하 완료돼
추석 성수품 수급·가격 별다른 지장 없을 전망
농식품부·농협, 재해보험금 조기 지급·낙과 판매 등 대책 마련
8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해병대원 등이 태풍으로 파손된 시설하우스를 철거하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해병대원 등이 태풍으로 파손된 시설하우스를 철거하며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를 휩쓴 13호 태풍 ‘링링’으로 전국에 걸쳐 여의도 면적의 60배가 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추석 성수품 수급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주말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농작물 피해면적이 1만7707헥타르(㏊·177제곱킬로미터, 9일 낮 12시 기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290㏊, 2.9㎢)의 61배에 이르는 규모다. 

가장 피해가 큰 농작물은 가을 추수를 앞둔 벼다. 특히 태풍에 따른 거센 바람으로 도복(쓰러짐)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전체 피해면적의 절반이 넘는 9875㏊가 벼에 집중됐다. 주로 곡창지대인 전라남도(4677㏊)와 전라북도(1443㏊)를 비롯해 경기도(1344㏊), 충청남도(1043㏊) 등지에서 피해가 컸다.

강풍으로 인한 과수 낙과 피해(4060㏊)도 큰 상황이다. 과수 중에서는 배가 3497㏊로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사과 434㏊, 포도 94㏊, 복숭아 3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과수 낙과 역시 주산지인 충남(1564㏊)과 전남(1203㏊)을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또, 콩과 감자, 메밀을 비롯한 밭작물 침수피해는 1743㏊, 채소류 침수피해는 1661㏊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밭작물과 채소류 침수피해의 90% 이상은 제주도에서 발생했다.

농작물 피해면적이 가장 큰 지역으로는 전남 6045㏊, 제주 3480㏊, 충남 2711㏊, 경기도 2127㏊, 전북 1696㏊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태풍 링링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상황이지만, 올 추석 농산물 물가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추석 성수품의 작황 호조로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평년보다 이른 추석으로 태풍 링링이 오기 전 사과·배를 비롯한 성수품의 수확·출하작업이 대부분 완료됐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이미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1일까지 ‘추석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기간’을 정하고, 생산자단체와 협력해 10대 핵심 성수품(배추·무·사과·배·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 공급물량을 평시보다 140% 이상 확대하고 있다.

배추의 경우 일평균 평시 200톤(t)에서 추석대책기간 350t, 배는 같은 기간 500t에서 750t, 사과도 350t에서 650t으로 늘린 상황이다.

가격을 살펴보면 배 도매가격(15킬로그램 기준)는 6일 현재 3만222원으로 전년보다 21.8% 하락했고, 사과 도매가격(10㎏)도 6일 2만452원으로 전년보다 49.9% 하락세를 보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성수품 물가안정 차원에서 하루 성수품 공급물량을 평시 5188t에서 대책기간 동안 7063t으로 40% 가까이 확대했다”며 “현재 추석 성수품의 수급은 안정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9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태풍 링링 영향에 따른 농가 피해복구 지원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이 9일 세종정부청사에서 태풍 링링 영향에 따른 농가 피해복구 지원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한편 정부와 농협은 태풍 링링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큰 농가를 대상으로 복구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과실류 낙과 피해를 입은 농가를 대상으로 추석 연휴 전 재해보험금과 재해복구비를 가능한 조기에 지급하는 한편, 피해농가가 희망할 경우 저리의 ‘재해대책경영자금’을 지원한다. 또, 농협과 연계해 추석 이후 1000t가량의 낙과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낙과의 가공용 수매 등을 통해 경영안정을 지원한다.

농협도 무이자자금 5000억원과 농·축협 재해예산 143억원을 활용해 농가 피해규모에 따라 지원하고, 영양제·살균제·비료 등 영농자재를 최대 50%까지 할인해 공급할 방침이다.

아울러 도복 피해를 입은 벼는 정부와 협의해 주정용으로 특별매입을 추진하고, 피해농가에 대한 금리우대와 특례보증, 상환연기 등 각종 금융지원 방안도 병행할 계획이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