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역대 분기 최고 매출에도 가슴앓이
현대제철, 역대 분기 최고 매출에도 가슴앓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9.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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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영업이익·당기순익 각각 38.1%, 73.1% 감소
현금흐름 악화에 노조 임단협 난항…노사 갈등 지속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현금흐름 악화와 노동조합의 하투(夏鬪)까지 겪는 등 안팎으로 거센 풍파를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은 형국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5719억원을 기록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나타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73.1% 줄어든 511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부진 등이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 판매 부문의 글로벌 자동차 강판 판매 확대와 봉형강 부문의 고부가 강재개발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매출채권 증가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와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투쟁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현대제철은 매출채권 증가의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영업활동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매출채권은 올해 2분기 3조3182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859억원과 비교해 5323억원 늘었다. 매출채권은 기업의 상품 판매 과정에서 발행한 채권으로, 상품 판매 후 지불받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이에 따라 상품 판매 후 실제로 금액을 받게 되는 매출채권의 회전기일도 상반기 기준 102.8일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97.5일 대비 5일가량 늦춰졌다.

재무제표상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올해 상반기 기준 2127억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5288억원과 비교해 3161억원가량 줄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거나 환율 등으로 인해 차입금이 증대된 부분이 있어서 그 영향이 컸던 것”이라며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분을 재무관리에 최우선으로 삼고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달 29일 ‘투쟁 승리를 위한 5지회 공동 출정식’을 갖고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노조 측은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5개(당진·하이스코·인천·포항·순천) 지회를 통합해 교섭에 나서면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제10차 교섭까지 벌였지만, 노사 간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4차례 교섭 계획을 세웠지만, 사측이 불참하면서 대화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진행된 교섭에서는 사측이 별다른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대화의 진전이 없었다.

현대제철 노조는 올해 독자교섭을 내세우고 있다. 노조 측은 “그동안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차 노사 간 임단협 상황에 맞춰 나머지 계열사 노조도 눈치를 보며 교섭을 진행해 왔다”며 “서열화 된 노무 관리에서 벗어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앞으로 부채비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무전략을 내세워 노력해 나가야 한다”며 “노사 대립도 교섭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현대제철로서는 안팎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