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스크린 도어 속 작품을 스마트폰으로 비추자 그림 속 무용수가 살아 움직인다. 바로 옆 스크린 도어에선 금붕어가 어항 밖 허공을 유영한다.
3일 방문한 공덕역 6호선에선 이 같은 5세대(G) 이동통신과 AR(증강현실) 기술이 결합된 문화예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 공간은 LG유플러스가 서울교통공사, 구족화가협회 등과 협업으로 시민의 일상에 문화예술을 전달하기 위해 마련한 ‘U+5G갤러리’다.
LG유플러스 측은 “5G 브랜드슬로건인 ‘일상을 바꿉니다’라는 가치 전달 방법을 고민하던 중 서울교통공사가 역사를 문화소통공간으로 만드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듣게 됐다”며 협력배경을 설명했다.
이곳에서 LG유플러스의 5G 서비스 앱 ‘U+AR’로 전시된 작품을 비추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작품이 생명을 얻는다. 정지된 발레리나가 스마트폰 속에서 춤을 추고, 역사 내를 누비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작품의 배경과 해설도 소리로 들려준다.
LG유플러스는 롱텀에볼루션(LTE) 또는 다른 이통사 가입자들에게도 ‘U+5G 갤러리’ 콘텐츠를 제공한다.
타사 이용자들은 구글 렌즈 앱을 통해 ‘U+5G 갤러리’의 일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구글 렌즈로는 콘텐츠를 360도 돌려보거나 확대가 불가능하고, 작품을 지속적으로 비추고 있어야 콘텐츠 재생이 가능하다.
‘U+5G 갤러리’는 6호선 승강장 양방향에 있는 ‘플랫폼 갤러리’를 비롯해 환승거점과 계단, 지하철 내부 등 총 4곳에 구성됐다. 플랫폼 갤러리에는 ‘리슨 투 더 댄스’(봉화산 방면)와 구족화가, 서울문화재단 소속 작가들의 회화 작품(응암 방면)이 전시됐다. 또 ‘땅으로부터 온 식물’을 콘셉트로 한 나점수 조각가의 작품도 곳곳에 설치됐다.
플랫폼 갤러리를 지나 환승 계단 갤러리에선 권오철 작가 등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남성·여성·노인·어린이 등의 무용수들을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다. ‘U+AR’로 작품을 비추니 작품 속 무용수들이 살아 움직였다. 다만 구글 렌즈 앱으로는 관련 영상이 기록된 유튜브 채널로 연결만 가능했다.
지하철 내부에서 감상하는 ‘열차 갤러리’는 1편(8량)이 운영된다. 이 열차에는 윤병운 작가와 애나한 작가가 준비한 특별전과 유플러스 브랜드관이 마련됐다.
이날 방문 당시엔 운 좋게도 해당 열차가 역에 도착해 둘러볼 수 있었다. 아쉬운 건 차량 내부를 리모델링하긴 했지만, 눈에 확 띄진 않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현실에서 시민들의 눈길을 돌리기 위해선 차량 전면부를 그림으로 도배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