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ELS·DLS 발행액 35% 감소…조기상환 금액도 급감
지난달 ELS·DLS 발행액 35% 감소…조기상환 금액도 급감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9.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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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해외 금리 연계형 DLF 손실 사태 등 영향받아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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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의 발행 금액이 전월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조기상환 금액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상환 금액은 기초자산 가치가 상환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만기 전에 원금과 함께 수익을 조기에 돌려받는 금액을 말한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8월 ELS(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ELB 포함) 발행 금액은 5조275억원으로 전달(7조7641억원)보다 35.2% 감소했다.

이는 전년 동월(4조3798억원)보다는 15%가량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 1월(5조5166억원)과 2월(5조2073억원)을 제외하고 3월(9조1458억원)부터 7월까지 매달 7조원 이상 발행된 점을 고려하면 급감한 수준이다.

8월 DLS(파생결합사채 DLB 포함) 발행 금액도 2조192억원으로 7월(3조1132억원)보다 35.1% 감소했다.

이 역시 전년 동월 1조6683억원보다는 21%가량 증가한 수준이지만, 지난 1월과 2월 각각 1조8508억원, 1조8973억원을 제외하고 3월(2조6784억원)부터 7월까지 DLS 발행 규모가 계속 2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감소 폭이 크다.

이들 상품의 조기상환 금액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LS의 8월 조기 상환액은 4조3800억원으로 7월 조기상환액(8조4239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DLS도 8월 조기 상환액이 1조1407억원으로 7월(1조6045억원)보다 28.9%가량 줄었다.

증권가에서는 ELS·DLS 발행 규모 축소의 원인으로 홍콩시위와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을 꼽고 있다.

ELS는 최근 발행된 상품들의 상당수가 기초자산으로 홍콩H지수(HSCEI·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를 편입했는데 홍콩 시위 장기화로 인해 홍콩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8월 조기상환액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중복 합산)으로 한 ELS 발행액은 32조1869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전체 ELS 발행액947조6585억원) 가운데 67.5%를 차지했다.

지난달 말 현재 홍콩H지수는 10,083.20으로 지난 2월 말 (11,367.45)보다 11.3% 떨어졌다. 이는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인 발행 신점 지수 대비 35~50%가량 하락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조기상환 조건(발행 시점 지수 대비 5% 또는 10% 미만 하락)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미상환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3조708억원으로 지난 7월 말(42조5999억원)보다 4709억원가량 늘었다.

또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 금액은 같은 기간 37.7% 감소한 3조4485억원으로 집계됐다.

DLS의 경우 해외 금리 연계 상품과 이에 투자한 사모펀드가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금융당국이 고강도 조사를 예고하면서 시장이 쪼그라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관련 DLS 손실로 DLS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다”며 “DLS 시장은 올해 하반기 36.24%가량 발행이 감소하고 내년 하반기에 DLS 손실 발생 이전 상태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