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20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기자간담회가 꽤나 긴 시간동안 국회에서 열렸다. 13.88%라는 높은 시청률이 국민들의 관심사를 증명했다. 국회 청문회를 통해 의혹 해소를 하고, 의혹을 다 해소하지 못한다면 낙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국회 청문회가 무산된 마당에 조국 후보자의 변명이라도 듣고 싶었던 국민들은 일제히 TV 앞으로 모여들었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내용으로 실망을 느낀 모습이 역력하다. 청문회 단골멘트인 ‘몰랐다, 아니다’가 주를 이뤘고 본인의 잘못은 거의 없다는 듯한 답변에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법무부장관 후보자임에도 사모펀드에 대해 자세히 몰랐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조 후보자의 해명을 놓고 실망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정을 지나 새벽까지 이어진 ‘조국 해명회’를 통해 속 시원하게 듣고 싶었던 답을 들은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조로남불(내로남불을 빗대 만든 조합어)’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탄식은 높아져갔고, 반복된 질문만 읊조리는 기자들의 모습에 더욱 실망했다는 반응이 역력하다.
이를 두고 야당은 일제히 비판을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대국민 사기 콘서트’라고 비판했고 황교안 대표는 SNS를 통해 이번 간담회를 1인 상황극이라고 비난하며 뻔뻔함의 대명사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은 이 간담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검찰 고발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역시 ‘조국 감싸기’가 지나치다며 셀프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오히려 역겨움을 느낀다는 논평을 냈다.
조국 후보자가 기자간담회를 앞세워 본인의 의혹을 해명하고 싶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단 1%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재송부 요청은 국회가 법정 시한인 2일 자정까지 청와대에 청문보고서를 보내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문 대통령은 열흘 이내의 기간을 지정해 보고서를 다시 보내 달라고 하는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으며 국회가 여기에도 응하지 않는다면 재송부 기한이 지난 후 장관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임명 강행의 기운이 짙어지면서 야당은 물론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대국민 고발 언론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답변에 반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미 늦은 듯하다. 임명강행의 움직임은 이미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만신창이가 됐지만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해보겠던 조 후보자의 말처럼 일단 시작은 하게 될 듯하다. 이 시작에는 여야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공감할 수 없는 장관을 임명하는 청와대 역시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분명히 책임져야 할 것이다. 그때 가서 또 ‘몰랐다’로 일관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