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해지는 '홍콩 시위'…공항 막고 中국기 태우기
대담해지는 '홍콩 시위'…공항 막고 中국기 태우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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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국제공항의 운영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했던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1일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홍콩국제공항의 운영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했던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1일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을 둘러싼 홍콩 정부와 시위대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홍콩 국제공항은 또 한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께부터 검은 옷과 마스크를 한 수천 명의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 주변 도로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교통 운행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이에 홍콩 시내에서 홍콩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도로 곳곳에서 극심한 정체가 발생했고, 공항을 오가는 버스 일부의 운행이 중단됐다.

공항 안에서는 화염병·벽돌을 든 시위대와 최루탄·물대포를 든 경찰이 맞붙으면서 공항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시위대가 홍콩 도심과 홍콩 국제공항으로 잇는 공항철도 선로에 쇠막대기 등 물건들을 던져 넣으면서 양방향 공항철도 운영이 중단되기고 했다.

다만 대체로 홍콩 국제공항의 항공편은 정상 운행됐다. 홍콩 공항에서 출발하는 26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홍콩으로 들어오는 항공편 중에는 17편이 결항했다.

이는 헬멧과 방패, 곤봉 등으로 무장한 경찰이 공항 내부를 지켜 시위대가 공항 안으로 진입하지 못한 영향이다.

실제로 경찰 병력이 공항이 나타나자 시위대는 공항 근처에서 벗어나 인근의 퉁청 전철역으로 후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칭 거리에서 시위대는 극심한 반중 정서를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퉁칭 지역의 정부 건물에 걸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끌어 내린 뒤 불태웠다.

또 시위대는 거리에 있는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선전물을 훼손하고, 공항의 버스 정거장 안내판에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빗댄 표현인 'CHINAZI'라는 낙서를 새기기도 했다.

폭력 성향도 보였다. 시위대는 쇠파이프 등으로 통청역의 개찰기, 매표기 등을 다수 부수고, 안내소와 중앙제어실 등의 유리창을 훼손고 곳곳에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렸다.

당분간 갈등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2일에도 홍콩 국제공항 교통 방해 시위는 물론 총파업과 학생들의 동맹 휴업까지 예고돼 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