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9월 정기국회도 ‘기대난망’
[사설] 9월 정기국회도 ‘기대난망’
  • 신아일보
  • 승인 2019.09.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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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여야 간 시선이 비이성적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요즘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조국 후보자의 문제는 그저 한 정부부처의 장관 임명을 놓고 벌이는 공방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법무부장관이란 무게를 넘어 다른 요인을 찾아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 장관후보자는 문재인정부의 개혁아이콘으로 사법?검찰 적폐의 고리를 끊어낼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골검사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사회 곳곳에 만연한 기득권 적폐를 수사하고 단죄할 인물로 일찌감치 손꼽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법무부장관으로 지명하자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처임엔 ‘사노맹’ 전력이 대두되더니 동생의 전 부인과의 부동산 거래 의혹, 부친의 사학재단인 ‘웅동학원’과 동생과의 공사비 채권 의혹, 딸의 입시부정 의혹 등으로 번졌다.

조 후보자는 지난 1일 적선동 사무실로 출근하는 자리에서도 국회 일정상 청문회 일정이 어려워 보이지만 끝까지 청문회를 기다리며 준비를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야당의 정치적 공세에 아랑곳 않고 중도사퇴 없이 끝까지 소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조국 청문회는 의미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든지, 못 열든지 결과는 정해져 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2, 3일로 청문회를 연기하면서 야당에게 한 번 양보한 것으로 명분은 쌓았다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가능하면 청문회를 뒤로 미뤄 추석 민심을 잡는 데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5, 6일 청문회를 제안했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난색을 표했다.

조 후보자의 장관임명은 이제 ‘대통령의 시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인영 민주당 대표는 ‘3일부터는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못 박으면서 야당의 청문회 순연주장을 일갈했다. 송기헌 민주당 법사위 간사도 ‘2일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회가 기간이 지나서 어느 날 한다는 것은 대통령이 갖고 있는 송부요청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2일 막을 올리고 100일 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국회는 문희상 의장의 개회일정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정도 정해진 바 없다. 조국 청문회, 2020년 슈퍼예산, 각종 민생?경제 법안 등 첨예한 대립만 남아있다. ‘패스트트랙’과 관련한 경찰의 국회의원 수사라는 핵폭풍‘도 예정된 수순이다.

20대 국회는 특별한 돌파구를 찾지 않는 한 ‘역대 법안처리율 최저 국회’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어쩌면 이번 정기국회마저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전투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간일지 모르겠다.

[신아일보]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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