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빠져나가는 특성화고…'재학생 지키기' 비상
학생 빠져나가는 특성화고…'재학생 지키기' 비상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9.01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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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일반고 5년 평균 750여명…올해 708명
대학진학, 낮은 취업률 영향…학과개편 등 움직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던 2019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 성과교류회 및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던 2019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 성과교류회 및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성화고등학교의 '재학생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 일반고와 특성화고를 이동할 수 있도록 '진로변경 전입학제'를 시행하고 있다.

진로변경전학은 한 해 두 번 실시되는데,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최근 5년간 연평균 750여명이다.

서울 특성화고 70개교 학교당 평균 학생이 지난해 4월 기준 627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숫자의 학생들이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777명, 2017년 947명, 2016년 710명, 2015년 615명이 특성화고를 떠났다.

올해에도 특성화고 학생 708명은 이 제도를 이용해 일반고로 옮겨갔다. 3월 2학년생 245명(34.6%)이 전학했고, 지난달 1학년생 463명(65.4%)이 일반고로 전학했다.

반면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변경전학을 한 학생은 한 해 150명에 못 미치고 있다. 2018년 145명, 2017년 146명, 2016년 139명, 2015년 143명 등이다.

학생들이 특성화고를 떠나는 대표적인 이유는 대학 진학이다. 사회 전반에 대학이 반드시 가야하고 이를 위해 일반고 진학이 필수라는 생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반고에 진학하기에는 내신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일단 특성화고에 진학한 뒤 일반고로 넘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낮은 취업률도 문제다. 특성화고가 일반고와 비교적 취업률이 높은 마이스터고 사이에 끼인 애매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전국 마이스터고 취업률 평균은 91.2%였는데 마이스터고에 특성화고를 합친 직업계고 취업률은 67.1%로 떨어진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교육계에서는 특성화고가 생존을 위한다면 명칭에 걸맞은 '산업 수요에 맞춘 특성화된 직업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특성화고들도 학과개편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서울 특성화고 8곳은 특성화한 학과를 앞세우는 단어들이 학교 이름에 들어가도록 교명을 변경했다. 사회수요에 맞춰 학과개편을 진행한 뒤 정체성을 드러내겠다는 구상이다.

구조조정 움직임도 보인다. 최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특성화계열과 인문계열이 병존했던 성동구 덕수고의 특성화계열을 폐지했다.

이에 덕수상고는 모태인 덕수고 특성화 계열을 2023년까지만 운영한 뒤 폐지하고 경기상고에 흡수된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특성화고의 통폐합은 특성화고 지원자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 방침"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추가 통폐합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