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DLF 불완전판매 의혹, 고객 위험부담책임에 떠넘길 일 아냐
[기자수첩] DLF 불완전판매 의혹, 고객 위험부담책임에 떠넘길 일 아냐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9.08.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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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수익 창출에 혈안이 돼 고위험 상품인 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DLF)의 손해발생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불완전판매를 했다는 의혹이 은행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번 DLF 사태의 핵심은 수익자 투자위험부담 원칙이라는 미명하에 고객 손실은 뒷전으로 하고 금융상품 판매 실적에만 연연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금융상품 판매실적이 은행 직원의 업무능력 평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제도의 맹점이 있다.

PB들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고위험 금융상품 판매 경쟁은 이미 도를 넘어선 듯하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하나은행·우리은행의 금리구조화 상품 연령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DLF에 가입한 고객 중 만 90세 이상의 초고령자가 1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투자잔액은 26억원에 달한다.

만 80세 이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가입자는 무려 260여명이고 투자잔액은 815억원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DLF는 최고 위험인 1등급 수준의 파생결합형 전문 사모펀드인데 만 80세 이상 고령자가 상당수인 만큼 이들이 과연 상품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가입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은행들은 재빨리 재발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논란에서 제외된 일부 은행들은 직원평가 체계를 내년 상반기부터 수수료 수익보다는 고객수익률, 운용자산 기반 등 고객가치를 더 우선하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은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만 모색할게 아니라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직원능력 평가체계를 실적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고 고객 관리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hyun1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