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일감 쌓아둔 대우건설, 미래 경쟁력 강화 '역량 집중'
4년 일감 쌓아둔 대우건설, 미래 경쟁력 강화 '역량 집중'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9.08.29 09: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반기 6조3800억원 수주해 잔고 33조5000억 규모로 확대
투자개발형 사업으로 단순시공 벗어나 건설 전반에 영향력
지난 달 대우건설 국토교통부에 예비인가 신청한 자산관리회사에서 추진 중인 투자개발사업 1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신도시' 부지 전경. (사진=대우건설)
지난 달 대우건설 국토교통부에 예비인가 신청한 자산관리회사에서 추진 중인 투자개발사업 1호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신도시' 부지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일찌감치 올해 수주 목표량의 60% 이상을 따내며, 수주 창고를 4년 치 일감으로 가득 채웠다. 국내외 건설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생존력을 과시하고 있는 이 회사는 당장 닥쳐온 위기를 극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래에 거둬들일 열매를 키우는 데 정성을 쏟는다. 단순 시공이라는 굴레를 벗고, 건설 모든 영역을 수익 창출의 장으로 삼는 '투자개발형 사업'과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괄목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 올해 수주목표 달성 전망 '밝음'

29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총 6조3814억원의 수주를 따냈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10조5600억원의 약 60.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반기에 모잠비크와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지에서 추가 수주를 예상하고 있는 만큼 올해 수주 목표 달성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수주잔고는 33조483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 29조8583억에서 약 12.1% 상승한 수치며, 연간 매출로 봤을 때 4년 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0월 발표한 새 비전 'Build Together' 아래 △수행역량 고도화 △마케팅 역량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경영인프라 혁신이라는 4대 핵심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대우건설의 괄목할만한 수주 실적 또한 전방위적인 혁신활동에 근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수한 수주 성과를 통해 일시적인 매출 감소 현상을 극복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성과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국내외 건설사업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 하락 및 해외 저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올해 건설 시장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상반기 건설업계 수주실적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편으로,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을 보이는 업체들이 다수 눈에 띈다.

대우건설이 이라크에 시공한 알포(Al Faw) 방파제 현장. 대우건설은 알포 방파제의 성공적인 시공 성과 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1억9975만달러(약 2330억원) 규모 알포 컨테이너 터미널 1단계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이라크에 시공한 알포(Al Faw) 방파제 현장. 대우건설은 알포 방파제의 성공적인 시공 성과 등을 인정받아 지난 5월 1억9975만달러(약 2330억원) 규모 알포 컨테이너 터미널 1단계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사진=대우건설)

◇ 미래 먹거리 위한 '씨 뿌리기' 한창

대우건설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시공 중심 단순 도급사업에서 △기획 △금융 △조달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전 영역을 아우르는 투자개발형 사업을 확대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선진 디벨로퍼로서의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우선,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TIs) 산업에 진출해 건설과 금융이 융합된 신규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특히 AMC 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킴으로써 부동산 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조달력에서 다른 AMC보다 경쟁 우위를 점했다.

또, 개발리츠나 임대리츠에 직접 출자함으로써 디벨로퍼의 역할도 수행할 계획이다.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사에서 부지 매입부터 기획, 설계, 시공, 사후관리까지 하는 종합디벨로퍼 회사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기존 시공이익 외에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을 수취함으로써 사업 수익원을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우건설은 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현장 내 인력과 장비, 자재들의 정보를 취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품질과 안전을 관리하는 DSC(Daewoo Smart Construction)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스마트건설기술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인 건설사는 대우건설이 사실상 유일하다.

최근에는 극저온 LNG파이프라인 설계 및 시공기술에 대한 개발도 화제가 됐다. 이 기술은 대폭적인 원가절감과 공기단축이 가능해 높은 시장성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도 대우건설은 극저온 상태의 LNG를 대용량으로 저장하기 위한 저장탱크를 자체적으로 설계·시공·검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플랜트 시설 노후화에 따른 가스 누설·폭발 및 화재 해석·위험감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등 기술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