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생애 첫 금융기관 펀드에 가입했다. 농협은행이 최근 출시한 ‘NH-아문디 필승코리아 국내주식형 펀드’다. 이 상품은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문 대통령이 직접 은행 창구를 찾아가 펀드에 가입한 것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를 극복하려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런 기업들의 노력을 응원하는 데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보복조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위상도 높여야 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거나 기술도입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M&A를 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대일의존도가 높았던 분야다. 전 세계가 거미줄처럼 엮인 자유무역체제에서 기업 간, 또는 국가 간 연결되며 상호보완 됐듯 우리 반도체 산업도 일본과 한국 중국과 미국 등과 함께 분업화 돼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은 자유무역의 근간을 흔들었을 뿐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분업화에 타격을 입혔다. 이제 산업 경쟁력 제고는 제조업 전체의 수준을 높여 무역 보복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돼버렸다. 일본의 무역보복 대응차원이 아니라 우리 산업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2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에서 2020년도 예산안을 최종 검토하는 협의회를 열고 일본 경제보복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을 내년에 2조원 이상 반영하기고 추가적 상황 변화와 적기 대응을 위해 예비비로 증액 편성하기로 했다. 또한 당정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회계 설치와 소재·부품·장비 산업 특별법, 국가재정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일군사보호협정인 ‘지소미아’ 종료를 선택한 우리 정부로서는 오는 28일 일본의 백색국가 리스트 제외와 함께 또 다른 일본의 도발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어렵고 힌든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이를 견뎌내면 우리 경제 체력은 한 단계 발전하게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시련의 기간은 1~2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도 이 기간을 확장적 재정으로 경제 흐름을 지켜내고 위축되는 민간부분에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제 방향은 정해졌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지혜를 발휘해서 이번의 시련이 우리 경제 도약의 담금질이었음을 보여줘야 한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