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드립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5·18묘지 참배
"사죄드립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5·18묘지 참배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8.2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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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운정동 묘지 방문…방명록 작성 후 헌화와 참배
윤상원 등 열사 묘소 앞에서 무릎…1시간 30분 방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54)씨가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들에게 사죄했다.

26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에 따르면 재헌 씨는 23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운정동 묘지를 방문했다.

당일 오전 9시쯤 전화로 방문 의사를 알린 재헌씨는 수행원으로 추정되는 일행 4명과 함께 동행했다.

이날 재헌씨는 묘지 들머리인 민주의 문에서 방명록을 작성한 뒤 오월 영령들에게 헌화와 참배를 했다.

재헌씨가 적은 방명록에는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의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혔다.

 

이후 추모탑 뒤편 윤상원, 박관현 열사 등이 잠든 묘역에서 무릎 꿇고 항쟁 희생자를 기리는 시간도 가졌다.

참배를 마치고 나서는 추모관과 유영보관소 등 5·18민주묘지 내 추모 시설을 돌아봤다. 재헌씨가 5·18 민주묘지에 머문 시간은 1시간30분 가량이다.

'5·18 피고인'으로 처벌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직계가족 중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게 사죄한 이는 재헌씨가 처음이다. 재헌씨의 이날 참배는 노 전 대통령 뜻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유언비어 때문에 발생했다고 기록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은 외부 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