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경제활력 회복은 못 해… 노력 충분치 못한 경우 있을 것"
홍남기, 올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 시사… 여야 '조국 공방'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6일 내년도 예산 잣대가 될 2018회계연도 결산 심사에 들어갔다.
예결위는 이날 국회에서 올해 첫 결산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국무위원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올해 예산 집행에 대해 "민간과 공공의 노력으로 지난해 우리는 주요국에 비해 양호한 성적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총리는 "특히 신규 벤처투자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초 생활 보장을 확대하고 건강보험보장성을 강화하는 등 사회 안전망을 두텁게 했다"고 했다.
다만 다만 이 총리는 "세계 무역환경 악화 등으로 경제 활력을 회복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같은 구조적인 문제도 개선하지 못했다"며 "정부는 우리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재정의 역할과 정책 노력을 강화해 왔다. 그 효과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충분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정부는 지난해 예산을 국회가 의결해주신 목적과 취지에 맞게 집행하고자 노력했다"면서도 "정부의 노력이 충분하지 못했거나 잘못 집행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지난해 예산을 적법하고 타당하며 효율적으로 집행했는지, 의도했던 성과를 거두었는지 등을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경제보복 등의 원인으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2.4%를 제시했는데, 세계 경제 여건이 바뀌면서 2.4% 달성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3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4~2.5%로 전망했다. 당초 예상했던 2.6~2.7% 성장률보다 0.2%p 낮춘 수치다.
홍 부총리는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며 특히 "일본의 부당한 조치에 원상회복을 촉구하고, 기업의 단기적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이 총리는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 않기를 바랐다"며 "일본 측에 나름대로 설득의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이 총리는 대표적 지일파 정치인으로, 본인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태 해결에 노력했다는 언급인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현재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느냐'는 질의에는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미중 간 무역 마찰을 비롯해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요인의 압박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을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특히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 의혹을 재거론하며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을 상대로 공세를 퍼부었다.
이현재 한국당 의원은 이날 박상기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지금 고소와 고발이 있는데, 몇 건 정도 있느냐"고 물었고, 박 장관은 "11건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바로 수사를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이제 접수가 된 만큼 사건 배당을 한 뒤 절차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조 후보자가 사회 환원을 발표한 학교법인 웅동학원에 대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학교법인의 자산은 134억원(기본자산 60억+수익재산 73억원), 부채는 241억원"이라며 "부채가 더 많은데 이것을 받을 것이냐"고 물었다.
유 부총리는 "전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파악해 적절한 판단과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성 의원은 "조 후보자가 국민에게 마치 많은 자산을 국가에 헌신하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는데 국민을 기만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소속인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야당 의원들의 조 후보자에 대한 공격성 질의 이후 정회하겠다고 하자 반발하며 맞서기도 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께서 청문회와 관련한 발언을 주셨기 때문에 회의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서라도 여당의 입장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다음 정회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회의 진행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며 점심 식사를 위해 회의를 정회했다.
한편 이날부터 29일까지 '2018회계연도 결산 관련 종합정책질의'가 진행된다.
내달 2일 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 다음날인 3일 비경제부처에 대한 부별 심사가 이어진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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