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50대기업 해부23] KT&G, 담배사업 중심 '성공가도' 질주
[신아-50대기업 해부23] KT&G, 담배사업 중심 '성공가도' 질주
  • 나원재 기자
  • 승인 2019.08.25 12: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서 안착…일반담배도 성장
오는 2020년까지 해외진출 국가 수 100여개국 확장
KT&G 서울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서울 사옥 전경. (사진=KT&G)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맞춰 또 한 번 도약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리는가 하면,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본지는 국내 50대기업의 근황을 차례로 살펴보고 각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짚어본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자산 11조2000억원인 국내 29위 그룹 케이티앤지(KT&G)는 담배사업의 국내외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면서 성과를 가시화했다.

KT&G는 국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대응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안착했고, 해외 궐련담배 시장에서의 위상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시장의 경우, 최근 글로벌 조직을 개편하고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 오는 2020년까지 해외진출 국가 수를 현재 70여개국에서 100여개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홍삼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한국인삼공사도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을 목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발 빠른 시장공략으로 점유율 꾸준히 확대

KT&G는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현재 국민연금공단이 10.3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지만, 소액주주 지분율은 53.61%다. KT&G는 이외 중소기업은행이 7.53%, 우리사우조합이 2.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G 그룹은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빠른 안착에 성공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와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위)
KT&G 그룹은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빠른 안착에 성공했다. 위 지분구조는 기사와 일부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미지=공정위)

KT&G는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도 안정적이다. KT&G는 홍삼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인삼공사에 대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G는 또 판상엽을 제조하는 태아산업과 호텔업을 주력으로 하는 상상스테이의 지분율도 100%다.

판상엽(Reconstituted Tobacco Leaves)은 담배산업에서 잎담배, 향료와 함께 담배의 끽미(피우는 맛)와 성분을 결정하는 중요한 원료의 일부분이다.

KT&G는 이와 함께 제약사인 영진약품과 화장품제조업이 주력인 코스모코스에 대해선 각각 52.45%와 98.5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T&G는 신종 궐련형 전자담배 등장에 대한 선제적·공격적 대응과 함께 전자담배 ‘릴’ 시리즈의 시장 안착으로 성장궤도에 완전히 진입했다.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전용스틱 ‘핏’과 ‘믹스’는 올해 2분기 편의점 기준 점유율 33% 이상을 기록해 전년 15%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이전엔 경쟁사 제품을 ‘릴’ 기기에 끼워 피는 사용자들이 있었지만, ‘릴 하이브리드’엔 전용 스틱인 ‘믹스’를 끼워야만 작동한다는 전략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G는 전국 66개의 서비스 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찾아가는 사후관리(AS)’와 도서 산간을 대상으로 한 택배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KT&G 궐련담배의 시장점유율도 2016년 59.2%에서 이듬해 60.6%, 2018년 62.0%까지 증가했고, 올해 반기 기준으로는 62.9%까지 성장했다.

KT&G는 올해 4월 냄새 저감 제품인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 출시해 돌풍을 일으켰다. 에쎄 체인지 시리즈의 일곱 번째 제품인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하루 평균 7만갑이 판매되며, 궐련형 전자담배가 국내 진출한 이후 출시한 궐련 담배 중에 가장 높은 판매량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8월 중 냄새 저감 기능 포함된 담배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담배사업 6년 내 해외 200개국 확대…홍삼도 인기

KT&G는 지난 7월 글로벌 조직을 개편해 해외시장 공략 확대를 구체화했다.

KT&G는 글로벌개척실과 글로벌브랜드실 내에 각각 2개팀을 추가하며 신흥시장 개척과 현지 브랜드 관리 강화했다. 글로벌개척실이 시장 공략 전략을 수립하면 글로벌브랜드실에서 현지 맞춤형 세부 실행 전략으로 공조하는 방식이다.

세부적으로 글로벌개척실에는 개척육성 1팀과 2팀이 신설됐다. 1팀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2팀은 중남미와 아시아, 미주시장을 개척한다.

또 글로벌브랜드실에는 기존 브랜드부, 시장정보팀 외에 브랜드 매니지먼트(BM) 1팀과 2팀을 추가해 신규 진출 국가의 브랜드 전략 실행속도를 높인다.

KT&G는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도 대폭 축소했다. 마케팅 관련 결정 권한을 팀장에게 전면 위임해 파트너사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신규 투자에 속도를 내 공격적인 브랜드 확장 전략에 발맞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KT&G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해외진출 국가 수를 현재 70여개 국에서 내년까지 100여개국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T&G는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 2025년까지 해외진출 국가 수를 약 200여개국까지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KT&G는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태평양지역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KT&G는 실제 현지인들의 기호와 문화를 반영해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일례로 KT&G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최대 도시인 라고스(Lagos)에서 2017년 기준 시장점유율 9.3%를 기록해 2위를 달성했다.

KT&G는 나이지리아의 경우, 높은 기온과 습도가 야외활동에 제약을 주고,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좋지 않게 보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담배를 몰아서 피우는 문화를 이해했다.

KT&G는 나이지리아의 흡연문화와 특징을 잡아내 콤팩트한 사이즈의 답뱃갑에 빠른 흡연이 가능한 초슬림 담배를 적용해 ‘엣지 블랙’과 ‘에쎄 미니S 블랙’ 출시해 현지에서 성공을 이끌었다.

KT&G는 이를 통해 올해 국내외 총매출 3조879억원 영업이익 1조1984억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KT&G의 핵심 계열사인 한국인삼공사의 경우, 글로벌 종합건강기업을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해외 시장에서 홍삼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해외 면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인삼공사는 올해 2분기 매출 3063억원, 영업이익 437억원, 순이익 313억원을 기록했다.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7.6%, 5% 증가한 수치다.

한국인삼공사는 이중 국내사업 매출 2767억원, 해외사업 매출 2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1.3% 성장했다.

◇‘정통 KT&G맨’의 ‘품질우선’ 리더십 통했다

KT&G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는 기업과 시장 환경을 이해하는 전문경영인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담배인삼공사 공채출신으로는 첫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백복인 사장은 평생 KT&G 한 직장에서만 일한 정통 ‘KT&G맨’으로 불린다.

그는 터키법인장, 마케팅본부장, 생산R&D부문장, 전략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입사 23년 만에 사원에서 CEO로 변신해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백 사장은 2011년 마케팅본부장을 맡은 지 1년 만에 58.8%까지 떨어졌던 점유율을 62.0%로 올려놓는 성과를 이끌어다.

백복인 KT&G 사장. (사진=KT&G)
백복인 KT&G 사장. (사진=KT&G)

그는 매출이 낮을수록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품질우선’ 원칙 강조하며 제품을 만든 직원의 이름과 날짜를 담뱃갑에 표시하는 ‘품질 실명제’를 세계 처음으로 도입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KT&G은 백 사장이 대표에 취임한 2015년 이후 매출 상승곡선을 그렸다. KT&G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5년 4조1698억원, 2016년 4조5033억원, 2017년 4조6672억원으로 증가했다.

백 사장은 이러한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1년까지 연임을 확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과 시장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는 CEO의 역할은 당연히 중요하다”며 “이러한 CEO의 의사결정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다음 편에서 코오롱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살펴볼 예정이다.)

nwj@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