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승무원, 기내서 日 어린이 환자 응급조치로 생명 살려
대한항공 승무원, 기내서 日 어린이 환자 응급조치로 생명 살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9.08.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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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8일 ‘KE739’ 김포-오사카 편서 기도폐쇄 어린이 응급환자 발생
승무원, 30여차례 이상 하임리히법 응급조치 실시…승객 호흡 되찾아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들이 적절하고 헌신적인 응급조치로 어린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구해 화제다.

23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18일 김포공항에서 일본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 기내에서 승무원의 응급조치로 어금니 유치가 기도를 막아 의식을 잃은 일본인 어린이 승객을 생명을 살렸다.

지난 18일 오후 4시 35분 서울 김포공항을 떠나 오사카로 향하던 대한항공 KE739편 보잉777-200 항공기 기내에는 오사카 공항이 가까워진 오후 5시 50분쯤 일반석 중간 부분에 탑승한 12세의 일본인 여자 어린이 승객이 갑자기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목을 부여잡았다.

승무원은 어린이 탑승객의 목에 이물질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하임리히법으로 기도를 막은 이물질 제거에 나섰다. 하임리히법은 환자 뒤에서 양팔로 배꼽과 명치 중간 사이 공간을 주먹 등으로 세게 밀어 올리는 압박법이다. 이를 통해 기도를 막은 이물질을 빼낼 수 있다.

하지만 승무원의 하임리히법에도 어린이의 상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시 어린이 환자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호흡을 멈춘 상태에서 의식을 잃어갔다. 기내에는 의사 탑승객이 없었다.

어린이 환자가 뇌사나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긴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승무원은 30여회 이상 강한 압박으로 응급처치를 이어갔다. 승무원의 팔에는 피멍이 생길 정도였다.

이후 승무원이 심폐소생술을 하려는 순간 어린이 환자의 흉부 쪽에서 공기가 폐로 들어가는 소리가 작게 들리고 코와 입에서 호흡을 하는 소리가 나면서 어린이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이때 승무원은 기내 뒤편 빈 공간에 어린이 환자를 눕힌 뒤 환자를 보살폈다. 그뒤로 어린이 환자의 상태는 빠르게 회복됐다.

어린이 환자의 입안을 확인한 결과 어금니 유치가 기도를 막고 있었다.

오사카공항에 착륙하기 전 사무장은 운항 승무원을 통해 휠체어를 탑승구에 대기시키는 등 필요한 조치를 오사카 지점에 요청했다. 또 기내 좌석 중 비어있는 가장 앞쪽으로 승객 일행을 앉도록 해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했다.

오후 6시 23분 착륙 후 어린이 환자는 부축 없이 스스로 걸어나오는 등 상태가 호전됐지만 승무원은 즉시 병원 응급실 방문을 안내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약 30여 분의 긴박한 시간 동안 KE739편 객실 승무원들이 소중한 생명을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응급 상황에 대비해 꾸준하게 훈련을 거듭해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은 기내 응급 상황에서 객실 승무원들이 일사불란한 협업으로 각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 모든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 1회 정기안전교육을 통해 응급 처치법, 심폐소생술(CPR),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 실습 등 기내 항공 응급 처치와 관련한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 응급상황에서 침착한 자세로 희망을 버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대응한 결과 승객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이번 KE739 사례처럼 승객들이 안심하고 대한항공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