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내에서 우려 목소리… 당원들 간에도 의견 나뉜 듯
심상정 "특히 딸 의혹 신속 규명돼야"… 소명요청서 발송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자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권의 '아군'인 정의당 내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조국 지키기'에 나서고 있지만,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당원들 간에도 조 후보자의 거취를 두고 찬반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양새다.
22일 오후 현재 당원플랫폼 자유게시판에 오른 조 후보자 관련 글은 200여건에 이른다.
대부분 조 후보자를 엄호하는 글이나, '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악형향을 줄 수 있으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간간히 보인다.
또한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국민 정서를 건드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현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 열어야 한다는 입장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 비등비등하게 나왔다"며 "김해영·금태섭 의원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 상황이 만만찮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박용진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으로 우리 국민들이 결코 양보하지 못하는 기회의 평등 문제에 맞닿아 있다"며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해명을 내놓는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 밖에 없다.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여당 정책과 인사에 비교적 협조적 태도를 보여왔던 정의당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원회에서 조 후보자를 향해 "국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당리당략적 의혹 부풀리기도 문제지만, 인사청문회를 통해 규명돼야 할 의혹도 많다"면서 "특히 딸에 대한 의혹은 신속히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며 "그동안 조 후보자는 위법이냐 아니냐의 법적 잣대를 기준으로 의혹 사안에 대응해 왔으나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함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특권을 누린 것이 아닌가', '그 특권은 어느 정도였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의당이 부적격 의견을 낸 고위공직자들은 결국 낙마해 '데스노트' 감별자로 주목받았던 정의당은 최근 조 후보자 문제에 대해선 신중론을 유지해 당 안팎의 비판을 당하기도 했다.
정의당은 이날 조 후보자 측에 소명요청서 형태의 자료를 보냈다.
소명요청서에는 그간 언론과 야당 등에서 제기한 의혹·논란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의당 소속 의원이 없는 만큼, 당 차원에서 소명을 요청하고, 그 답변을 토대로 조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다만 심 대표는 "조속히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하는 것이 조 후보자의 의혹을 규명하는 첩경이자 국회의 직무유기를 막는 길"이라며 한국당의 인사청문회 지연 전술을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