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 35분 만에 종료
'한일 외교장관 회담' 35분 만에 종료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9.08.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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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 굳은 강경화 "드릴 말씀 없다"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국 회담을 마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일 양자 회담을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구베이수이전(古北水鎭)에서 '제9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3국 회담을 마친 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한일 양자 회담을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일 외교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양국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주 앉았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1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린 베이징 구베이수이전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

한일 외교장관의 양자 회동은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회의에서 만난 뒤 20여일 만이다.

고노 외무상은 예정된 회담 시간보다 일찍 나와 일본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며 기다렸다. 이후 강 장관이 나타나자 두 외교장관은 서로 악수하는 기념 촬영을 한 뒤 회담장으로 들어갔다.

이번 두 외교장관의 회동은 강제 징용 문제로 촉발된 양국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져 주목을 받았다.

또 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시한(8월 24일)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조치 시행일(8월 28일)을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도 주목됐다.

하지만 회담 전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전날 고노 외무상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과 관련,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확실히 한국 측이 대응해 줄 수 있도록 의견 교환을 하고 싶다"면서 양국의 관계 악화의 원인은 한국 측에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강 장관도 양자회담 전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롭고 공정하고 투명하며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이 중요하다"면서 "일방적인 무역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역내에 확산되고 있는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진행된 두 장관의 만남은 약 35분 만에 마무리됐다. 회담을 마친 후 결과를 묻는 취재진에 강 장관은 굳은 표정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앞서 이날 오전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담에서는 3국 협력의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최근 한일 무역 갈등 등을 의식한 듯 한·중·일 3국 협력이 양자 관계에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한중일 외교장관 기념 촬영에서 한일 장관의 손을 확 잡아 끄는 모습을 보이며 서로 가깝게 해주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왕 국무위원은 "3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3국 간 갈등은 건설적인 태도로 풀고 대화와 협력으로 나가야 하며 양자 간 갈등이 3국 협력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