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26년 만에 영업종료…점포 부진에 임대계약만료 전 폐점 결정
업계, 유통업체 입점 관측 지배적…신도림·영등포 상권과 경쟁 예상
애경그룹의 1호 백화점인 AK플라자 구로본점의 폐점이 1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새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건물 자체가 애당초 백화점 용도로 건축돼 백화점 또는 대형마트 등 유통업을 영위하는 사업자가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 구로본점은 1993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 26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AK플라자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부진점포인 구로본점의 영업을 이달 31일자로 종료하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점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추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도림·영등포 등 주변 상권이 발달하면서 노후화된 시설, 명품매장 부재 등 경쟁력이 떨어진 점도 이유로 꼽힌다.
AK플라자는 구로본점의 부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지속적인 영업환경 악화로 더 이상 점포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실제 AK플라자 구로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가량 감소한 1300억원대였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판매 후 재임대) 방식으로 운영해 왔으며 계약기간도 남았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건물주, 협력업체 등과 협의해 8월31일까지 영업하기로 했다”며 “영업종료 후 원상복구 과정을 거치면 완전히 끝난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AK플라자 구로본점을 이을 후속 사업자는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그 동안 사업권 이전 등의 이슈가 있을 때면 새 주인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그려지곤 했는데, AK플라자 구로본점의 경우 폐점 외에 이렇다 할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상태다.
대신 업계에서는 백화점 용도로 건축된 만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업체가 인수 혹은 임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 변경할 수는 있겠으나 건물 자체가 백화점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내부를 모두 리모델링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아 유통업체가 들어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K플라자 대신 애경그룹의 새로운 유통모델인 AK&(에이케이앤) 쇼핑몰이 입점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AK플라자 관계자는 “본점 타이틀까지 포기하며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AK&을 오픈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AK플라자 구로본점 주변에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점 등 3대 백화점은 물론 이마트 구로점과 영등포점, 홈플러스 신도림점, 롯데마트 구로점과 양평점 등 3대 대형마트가 자리하고 있다.
AK플라자 구로본점을 인수한다고 해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 후속 사업자 선정은 난항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구로 상권이 활성화되기 어렵고 백화점 건물 자체가 오래돼 오피스텔로 재건축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