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선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3년여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 목표는 올해 말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성사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강경화 외무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의 만남 때문이다. 한일, 한중, 중일 외교장관의 연쇄적으로 개최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이후 첨예해진 한일 갈등의 증폭 여부를 가늠해보는 중요한 자리라는 데 의미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면서도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강경대치로 끓어오르던 갈등의 비등점을 낮췄다. 일본에서도 문 대통령의 경축사에 대해 보인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오는 24일까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28일엔 일본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 시일을 앞둔 시점이기에 한일 외교장관의 만남이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한일군사보호협정은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한 상징이다. 한일 갈등으로 이 협정이 깨지는 것은 한·일 양국관계의 부담을 넘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가져온다는 점 또한 부담이다.
이런 시점에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0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 6월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준비하느라 방한한 이후 처음이다. 비건 대표는 이번예도 예사롭지 않은 시점에 방문했다. 마침 이날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거친 대남 비난발언 등으로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던 한미연합 군사훈련 종료일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보내 이 훈령이 끝나는 대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지난 6월말 북미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실무협상이 여태껏 재개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할 때 비건 대표의 방한이 협상재개의 전환점이 될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 국무부는 앞서 비건 대표가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하는 이유를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조율 강화를 위해 한일 당국자들을 만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미·일 공조 속에 비핵화 의제를 협의하고 북미 실무협상에 착수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지금 현재는 한반도 외교안보와 동북아 평화에 중차대한 시기이다. 중국에선 한중일 회의가, 한국에선 남북미의 의경 접근에 대한 회의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 모든 국제적 관계는 결국 북한의 비핵화를 통해 한국의 경제발전과 동북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디딤돌이 될 예정이다. 하루하루가 우리 민족에게 동북 아시안에게 의미 깊은 시간들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