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서 들려오는 창(唱) 음률
명동성당서 들려오는 창(唱) 음률
  • 최경녀기자
  • 승인 2009.02.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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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톨릭 특유의 기도노래 연도(煉禱)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명동성당으로 조문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 신자뿐 아니다.

가톨릭의 장례예식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성당 안에서 들려오는 창(唱) 음률의 노랫소리가 낮설다.

세상을 떠난 이에게 바치는 위령기도를 창 음률로 부르는 소리다.

세계 가톨릭 중 한국 가톨릭에만 있는 이 기도노래는 연도(煉禱)다.

연도는 시편 129편과 50편, 성인 호칭 기도와 찬미기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 특유의 음률로 널리 노래되고 있다.

전통의 창 음률과 그리스도교의 기도문이 절묘하게 합쳐져 토착화한 좋은 보기다.

교회가 죽은 이를 위해 기도를 바치는 것은 초대교회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지상의 삶을 마친 영혼이 하느님 품에서 영복을 누리도록 해달라는 의미다.

죽은 이를 위한 기도는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는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 교리에 근거하고 있다.

교회는 거룩한 백성의 모임, 곧 성도(聖徒)의 공동체다.

성도 공동체인 교회는 현세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지상교회)는 물론, 이미 천국 영광 중에 살아가는 성인들(천상교회)과 연옥에서 단련 받는 이들(정화 중인 교회)이 함께 친교를 이루는 교회다.

‘모든 성인의 통공’이란 이렇게 세 형태로 이뤄진 하느님 백성이 서로 공을 나누고 통교(通交) 한다는 뜻이다.

통공에는 기도뿐 아니라 희생과 사랑 등 온갖 좋고 거룩한 일이 모두 포함된다.

빌어 달라고 천상의 성인들에게 전구(轉求)하기도 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