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S리테일, 애국마케팅 중 일본맥주 할인행사…이중성 논란
[단독] GS리테일, 애국마케팅 중 일본맥주 할인행사…이중성 논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19.08.20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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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수퍼마켓 서울 직영점서 아사히 등 일본맥주·사케 버젓이 판촉
업계는 발주 중단하는데…“다시는 이런 일 없다”며 부랴부랴 철수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진행된 일본 캔맥주 할인 판촉. (사진=박성은 기자)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진행된 일본 캔맥주 할인 판촉. (사진=박성은 기자)

‘애국마케팅’을 전개해왔던 GS리테일이 최근까지 일부 직영매장에서 일본산 맥주와 사케를 할인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통업계는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자 일본맥주·사케 등을 제외하거나 발주를 중단했지만, GS리테일은 슬그머니 맥주 할인행사에 일본 제품을 끼워 판매해 이중성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수퍼마켓(GS더프레시)의 서울 모 직영점에서 일본산 맥주와 사케의 할인 판촉행사가 버젓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드러났다.

8월19일 현재 해당 매장에서는 세계맥주 상품을 대상으로 4캔(大기준) 9800원, 6캔(小) 9900원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프로모션 상품에는 아사히와 아사히 블랙, 아사히 프라임, 삿포로, 삿포로드래프트원, 산토리, 기린이치방 등 7종의 일본산 맥주가 포함됐다.

일본산 캔맥주 외에도 병맥주도 할인 판촉 중이다.

매대에는 삿포로 병맥주가 병당 330밀리리터(㎖) 기준 기존 3200원에서 2500원, 아사히 병맥주 역시 병당(330㎖) 2880원에서 2500원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아사히 미니캔(6개입) 한 팩도 9000원의 할인가격이 적용됐고, 저도주인 스위토나 츄하이 요구르트(330㎖)도 할인 품목에 포함됐다.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일본 병맥주가 할인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일본 병맥주가 할인 판매되고 있는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개당 3500원에 판매되는 일본 사케가 ‘4개 9800원’으로 판촉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GS수퍼마켓 서울 모 직영점에서 개당 3500원에 판매되는 일본 사케가 ‘4개 9800원’으로 판촉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비단 일본산 맥주만이 아니다. GS수퍼마켓은 일본 전통주인 ‘사케’도 할인가로 판매하고 있다.

‘센’ 사케는 300㎖ 기준 네 병 구매 시 9800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원래 가격은 병당 3500원이다. 센 사케 외에도 ‘하쿠시카 우키요에’, ‘월계관 오초코’, ‘노모노모컵’, ‘원컵가라구치’, ‘쿠라’ 등의 제품도 센 사케와 동일하게 네 병 구매하면 일괄 할인 적용을 받아 9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주류 매대를 살펴본 30대 어느 소비자는 “다른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일본산 불매운동으로 일본제품을 할인하지 않거나 찾아보기 힘들던데, 여기(GS수퍼마켓)는 예외인가 보다”며 “소비자 알기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간 GS리테일은 ‘대한민국 토종 유통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GS수퍼마켓은 물론 GS25, 랄라블라, 온라인몰 GS프레시 등 운영 중인 모든 유통채널을 동원해 태극기 역사 알리기와 독도 영유권 강화를 위한 독도사랑 에코백 증정 캠페인과 같은 ‘애국마케팅’을 펼쳐왔다.

특히 일본맥주와 사케가 판매된 해당 GS수퍼마켓 매장에서는 광복 74주년 기념을 맞아 ‘가격독립만세’라는 행사가 한창이다.

GS리테일 측은 실제 국민적인 관심이 높은 일본산 불매운동과는 다르게 일본맥주와 사케 판촉을 여느 때처럼 진행해온 셈이다.

GS리테일은 그간 강조한 토종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크게 입을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GS리테일 관계자는 “일본산 불매 운동에 맞춰 이달부터 모든 매장을 대상으로 일본산 주류의 판촉할인 금지·발주 중단 등의 지침을 수차례 전달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당황스럽다”며 “점검 결과 해당 매장직원이 실수로 할인 태그를 제거하지 못해 부득이하게 소비자에게 혼란을 끼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일본산 맥주·사케 할인 태그는 모두 제거했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장 운영·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GS수퍼마켓은 전국 330여개 매장 중 직영점은 200여개로 가맹점보다 비중이 높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달 일본산 불매 운동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일부 매장이 아사히 맥주를 할인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질타를 받았다.

parkse@shinailbo.co.kr